제주교구는 성금요일합동십자가의길을 6일 오후 3시 교회 공공장소가 아닌 4·3 평화공원 야외광장 평화탑에서 열었다.
이 곳에는 제주 4·3 희생자 1만 3887명의 각명비가 모셔져 있다.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김석주신부)가 주관한 '주교님과 함께걷는 평화를 위한 십자가의 길'은 4·3 의 발생과정을 표현한 퍼포먼스,십자기의 길,제주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도,강우일주교 강복 순으로 진행되었다.
강우일주교는 십자가의 길을 시작하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4·3 의 역사를 통해 눈물을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분노를 보고자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다만 아픈 과거의 성찰을 통해 오늘을 책임있게 살고 긴 안목으로 미래를 보고자 함이다"라고 설명한 뒤 "그리스도의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도 아니고,형제들 간의 다툼이 멈춘 상태도 아니며 나라와 나라,공동체와 공동체,우리 자신과 하느님 사이에서 모든 피조물이 우정을 맺는 사랑의 관계 안에서 성취되는 아름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주교는 "오늘 이 시간 주님께서는 탐욕과 이기주의 때문에 파괴되어 버린 세상과 우리들에게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함께 기도하고 연대하도록 초대하신다"며 "이 시간을 통해 당신이 보여주셨던 사랑의 의미를 깊이 깨달아 세상과 제주의 평화를 위해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이 날 합동십자가의 길에는 가톨릭문화원 회원들이 출연하여 십자가의 길 전 과정을 연극과 춤과 율동으로 표현하여 자리를 함께 한 600여명의 신자들과 아픔을 같이했다.

제주4·3 희생자 각명비 : 제주 4·3 사건 희생자로 결정된 1만 4032명 중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1만 3887명에 대하여 성명,성별,당시연령,사망년월일등을 새겨 설치하였다.
60여년간 한 맺힌 희생자의 넋을 달래고 유족들을 달래는 한 편 후세대에 평화와 인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역사적 교훈을 물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2009년 4월 3일 세웠다.

기사·사진 : 가톨릭신문 제주지사 이창준(시몬)
영상 : 사 무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