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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주교, 트럼프의 대북전략 재고를 촉구하다

케빈 클라크(Kevin Clarke) 
2018. 2. 6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초강경 설전을 이어갔다. “그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혹한 독재 정권만큼 자국민을 완전히 또 악랄하게 억압한 정권은 없었습니다.” 

대통령은 또 미국의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추구가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우리 정부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압박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안주하는 것과 양보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불러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금의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향한 북핵 위협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북한 정권이 지닌 잔혹한 속성만을 바라보아야”한다고 말했다.

자국에서 쏟아내는 이러한 강경발언들로 미국은 북한과의 충돌 재개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많은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군사적) 충돌이 대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한 국민들도 민감한 주의를 기울여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이들은 당연히 북한과의 전쟁 재개를 두려워할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재래식 무기 사용에 국한된 가상전 시나리오만 봐도, 전쟁이 재개될 경우 수일 안에 남한에서만 30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전(前)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베드로 주교는 현재 제주 교구를 이끌고 있다. 강 주교는 이메일을 통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의 발언보다 덜 공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정권이 완전한 독재로 자국민을 억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말마따나 사실입니다. 그들이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협박하는 짓을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이 예방적 선제타격에 나설 권리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경우 여지없이 전면전으로 빠지게 되고, 한반도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전례 없는 파멸을 가져올 것입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취하는 이런 공격적인 자세가 서로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자극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씨 정권을 대놓고 위협한 것은 이번 국정연설이 처음은 아니다. 트위터에서 북한 지도자를 ‘로켓맨(Rocket man)’으로 지목한 것과 같은 트럼프의 발언들은 고의적인 도발로 보인다. 강 주교에 따르면 한국에서 그의 말투가 유명해졌다고 한다.

“북한 정권과 국민들은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들이 간직한 현대 사회주의의 유산과 자기네 나라에 대해 매우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북한이 오랫동안 이웃나라 중국의 원조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어떤 강렬한 국가적 자존심이 아직 살아 있어서 극단적인 역경 앞에서도 독립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 주교는 말한다. 이러한 국가적 자존심을 일컬어 그는 “그들 최후의 보루이자, 그들이 지닌 가장 귀한 자산”이라고 부른다. 그것이 비록 북한 주민들을 속이고 그들의 정신을 딴 데로 쏠리게 했지만 말이다. “그들은 굶어 죽을지라도 이 자존심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 주교는 말했다.

“나는 그들의 이러한 자존심과 자부심을 다치게 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거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의 명예와 자부심을 존중하는 좀 더 세련된 언어를 골라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들이 때로 매우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로 자신들을 표현하더라도 말입니다.”

강 주교는 미국이 정치적 수사뿐 아니라 김씨 정권을 다루는 전략 또한 재고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계속되는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로는 북측으로 하여금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게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기들은 저들이 보기에 미국이나 남한에게 공격당하지 않도록 실제로 보장해 주는 유일한 수단인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말들을 합니다. ‘우리는 1995년의 물난리 때 훨씬 더 극심한 재앙 가운데서도 살아남았다. 그 때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 우리 북한 주민에게는 그 어떤 추가적인 경제적 압박에도 맞설 수 있는 참을성이 있다.’”

북한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태도는 아주 부적절한 순간에 나타난 것일 수 있다. 강 주교는 곧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과 거기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북측 관계자들이 내린 깜짝 결정이 (관계) 진전을 위한 작은 틈새를 마련해 준다고 생각한다.

“평창 올림픽으로 인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보기에  북한 정권은 적어도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만이라도 한반도에서 긴장 완화의 분위기가 유지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곳 남한 사람들은 긴장 완화의 분위기가 올림픽 이후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 따뜻한 분위기가 곧 끝나버릴 수 있다고 우려할 만한 것이, 한국과 미국 군대가 “올림픽 직후에 연례 합동 군사 훈련을 재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과격한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 주교는 판단한다.

사실 미국과 한국의 군사 당국은 지난 1월에 2018년 한미 연합 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월 5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 장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훈련 연기는 올림픽을 잘 치르기 위한 실제적인 필요성 때문이었지, 어떤 정치적 고려로 결정된 것이 아니다. 장관은 동계 올림픽(2월 9-25일)에 이어 개최되는 동계 장애인 올림픽(3월 8-18일)이 종료된 어느 시점에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훈련에는 수천 명의 미국과 한국 군인들이 참여한다.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들은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선제 타격을 실시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과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도전에 관한 것으로 논의의 방향을 돌렸다. 미군은 과연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의 반격으로 얼마나 많은 수의 미국과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인가? 특히 비무장 지대와 국경에 몰려 있는 북한의 대규모 포병전력이 남한의 수도 서울에 인접해 있는 상황에서 피해는 얼마나 클 것인가?

이와 관련해서 강 주교는 충돌 재개의 가능성에 집중하는 지정학적 관점보다 협상력을 복원하는 데 주목하기를 주문한다. “저는 진정한 평화는 종국에 가서는 무기와 군사작전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오직 상호 존중에 기초한 끈질긴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습니다.”

강 주교는 군사 전문가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30~60기까지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분석하지만, 남한과 미국의 재래식 군사력이 북한의 군사력보다 분명 훨씬 더 막강하고 정교하다고 본다. 강 주교는 이렇게 서로 앞 다투어 늘려가는 군사시설과 전문기술에 대한 투자가 어디로 향하게 될지 우려한다.

“전쟁은 어느 누구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으며, 군인보다 훨씬 더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낼 뿐입니다.”

강 주교가 보기에 한미 동맹이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실제적인 조치는 북한과의 긴장을 끝내고, 또 가능하다면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 잠정적인 전진을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군사적 수단으로 북한 정권을 공격하거나 전복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북한이 믿게 하기”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합 군사 훈련을 축소하는 것인데, 그들에게는 이 훈련이 정말로 무시무시한 위협”이기 때문이다.

현재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강 주교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남북이(the Koreas) 통일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북한의 주민들은 완전히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살도록 강요받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경찰의 엄중한 감시 아래에서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김씨 왕조를 거슬러 도모하는 모든 종류의 반란이나 저항을 색출해 내도록 서로를 감시하게 합니다. 그리고 외국산 문화, 사상, 종교의 유입을 철저히 차단합니다.”

“하지만 이런 억압과 감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을 통해 그런 긴장 상황이 예기치 않게 무너질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미 많은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오랫동안 거짓말에 속아 왔고, 대중선전으로 조종되어 왔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강 주교는 미국교회와 한국교회가 평화와 통일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비록 외교적으로는 “매우 제한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뿐이지만, 두 교회는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춰 나갈 수 있다.
역사상 최악의 기근 중 하나가 지난 1995년 북한에서 일어났을 때, 남한의 가톨릭교회는 “북한과 접촉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며, 식량과 의료 지원을 위한 재정 원조를 제공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우리는 조선가톨릭협회측 사람들과 접촉을 유지하고자 애썼습니다.” 조선가톨릭협회는 북한 정권에 승인받은 가톨릭 단체이다. “이 연락 채널을 통해 우리가 제공한 원조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목적으로 몇몇 성직자와 평신도가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남한에서 제기되는 몇몇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교회가 제공한 보조금이 김씨 정권 유지를 위하여 전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 사회와 접촉하기 위한 이 채널을 유지했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또한 주교회의와 각 교구 차원에서 민족화해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 조직을 통해 우리는 탈북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제공하여, 그들이 남한에서의 삶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만일 통일이 예기치 않게 찾아올 경우 이 탈북 주민들이 다른 북한 주님들과의 사이에서 중요한 다리(mediation)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재(mediation)와 약화(moderation)는 대북 평화 전망에 관한 강 주교의 논평에서 되풀이되는 주제이다. 그가 보기에 한국의 보통 사람들은 자꾸만 드세지는 언사(rising rhetoric)를 무척 우려한다. 북한과의 교착 상태가 평화로이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사실이지만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너무 오랫동안 배신당했다”면서도, 평화는 “예기치 않게 올 수 있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나는 세계 평화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판단하고 단죄하는 우리의 태도라고 믿습니다. 나는 주교로서 늘 우리가 다른 사람을 악마인 양 저주하거나 세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한 원수인 것처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어필하고자 애를 씁니다.”

“한반도에서 지난 70년 간 서로를 적대시한 이래로 우리는 끊임없이 전쟁을 재개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언제나 국경 너머에 있는 형제와 자매들을 향한 적의와 앙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러한 자세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적개심은 결코 세계 평화를 증진시키지 못하며, 오히려 서로에 대한 투쟁과 갈등만 조장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공산주이자이건, 자본주의자이건 서로 다른 쪽 편에 있는 이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똑같은 자녀로 창조된 똑같은 인간이라고 말입니다.”

번역 : 김경민 신부(제주교구 성소위원장)

기사원문 : https://www.americamagazine.org/politics-society/2018/02/06/south-korean-bishop-urges-trump-reconsider-north-korean-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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