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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연합뉴스 2020.08.29.  기사 발췌>

기초연금 수급자에 4차례 다리 수술에도 나눔 실천..이웃도 빈 병 수집 동참
"힘든 시기 주변 이웃 도움 갚고자 선행 시작..어려운 이웃 희망 갖길"
김정선·배연임 부부 [촬영 백나용]

동네 곳곳에서 공병을 수집해 모은 돈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는 김정선(80)·배연임(76) 부부가 3년간 모아서 판 공병 수다.

이번 주 초 김씨 부부가 사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자택을 찾았을 때도 마당 한 쪽에 빈 공병이 쌓여있었다.

김씨 부부는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기자에게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여기까지 고생스럽게 왜 오셨느냐"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김씨 부부는 1982년 일을 하기 위해 제주에 입도해 살기 시작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공사장 일과 농사를 하면서 2남 1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하지만 오랫동안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해오면서 김씨 부부 모두 건강이 악화했다.

특히 부인 배씨는 8년 전부터 당뇨를 앓고, 다리도 불편해 4차례나 수술을 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부부는 힘든 시기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꿋꿋이 버텨냈다.

주변 이웃이 힘든 시기 버팀목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제주에서의 삶이 쉽지는 않았지만, 주변 고마운 이들의 도움으로 건강이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건강이 좋아지니 나도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성당을 다니면서 장애인 가구 등 거동이 불편한 이웃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청소를 도와주며 선행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렇게 김씨는 2015년 겨울, 처음 기부를 시작했다.

김씨는 연말이 되면 이웃돕기성금을 모으던 것이 생각나, 무작정 하나로마트 김녕농협을 찾아 아껴놓았던 8만원을 어려운 이웃에 사용해 달라며 전달했다.

이듬해에는 10만원으로 액수를 늘려 전달했다.

1년에 한 번이었지만, 몸이 불편해 일을 쉬면서 기초연금 등 두 사람이 합쳐 60만원으로 한 달 생활을 꾸리던 김씨 부부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김정선·배연임 부부가 모아둔 공병 [촬영 백나용]

김씨는 "기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며 "그러다 KBS 이웃돕기성금 모금 방송을 보고 무작정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직원을 붙잡고 이웃돕기성금으로 사용해 달라며 기부금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년간은 아껴둔 돈을 기부하다 2017년부터는 공병을 모아 기부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공병 수집은 남편의 기부활동에 힘을 보태고 싶었던 배씨가 먼저 생각해냈다.

배씨는 "아팠던 몸이 점차 괜찮아지니 세상에 감사해 나도 좋은 일을 하고 싶어졌다"며 "그때 빈 병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배씨는 산책 겸 가까운 동네를 돌아다니며 병을 모았다. 다리가 아픈 탓에 한 번 산책하러 나가면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남편 김씨는 거리가 먼 옆 동네나 주변 클린하우스를 돌면서 병을 수집하고 이를 손수레에 싣고 농협에 가져가 되팔아 왔다.

주변 이웃들도 부부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일부러 공병을 모아 부부에게 전하면서 이웃 사랑에 동참하고 있다.

그렇게 1년간 공병을 팔아 모은 꼬깃꼬깃해준 1천원짜리와 색이 바랜 500원, 100원짜리 동전은 연말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달됐다

김씨 부부는 2017년 11만6천원, 2018년 35만4천250원, 2019년 73만5천950원을 기부했다.

올해도 김씨 부부는 어김없이 지난 1년간 공병을 수집해 마련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전달된 돈은 모두 102만원.

이번 기부금은 부부가 빈 병을 수집해 모은 돈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30만원까지 포함됐다.

김씨 부부는 기초연금 수급자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받았다.

김씨는 "매번 100만원을 채우지 못하고 기부하는 것이 아쉬웠는데, 올해 드디어 100만원을 전달하게 돼 마음이 한결 편하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 힘든 국민을 돕고 있는데, 이 기부금이 보탬이 돼 어려운 이웃이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날씨도 덥고 점점 공병을 찾기도 어려워져, 멈추고 싶을 때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 부부의 선행이 힘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버텨내고 있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나눔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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