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2018틀낭학교 현장학습(9월 30일 궷물오름)

by 생태환경위원회 posted Oct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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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낭학교 9월 현장학습 기행 자료

 

오늘은 틀낭학교 현장학습 3차시가 있는 날이다. 틀낭학교 현장학습은 올해 초 이론 교육의 연장선으로 오름과 곶자왈을 주제로 녹고뫼오름을 중심으로 자연 생태, 문화, 역사 유적 등을 탐방하였다. -스는 백중제 제사터, 궷물, 궷물오름, 녹고메 상잣길 탐방하며 작은녹고뫼오름 주변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6km 남짓 2시간 정도의 여정으로 진행되었다.

 

조천 본당 김문영알베르토형제님의 찬양을 시작으로 틀낭학교 9월 현장학습 시작을 알린다. 때죽나무 아래 평상에 기대어 앉아 오름찬가 등을 합창하니 자연과 하나가되는 것 같았았다. 그리고 제주어로 편곡한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을 부를 때는 제주의 정서와 현재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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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우리들의 옛 문화가 담긴 백중제 제사터

백중제를 제주에서는 테우리코시, 테우리맹질, 모쉬멩질이라 부르기도 한다. 말과 소가 탈없이 잘 자라고 질병에 걸리지 않기를 축원하는 것으로, 음력 814일 자시(11) 궷물오름 정상 인근 깨끗한 장소를 골라 제를 지냈다. 비가 올 경우 궷물오름 중턱에 있는 테우리 막사에서 제를 지냈다 한다. 그러던 것이 2010년부터 궷물 옆 동산에 장전리 마을 목장조합원이 모여서 유교식으로 오전에 제를 지내고 있다.

최근 제주 문화유적 탐방이 늘어나면서 무속신앙 관련 문화유적지 답사를 하는데 일부는 종교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고유문화의 하나로 바라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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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서식처 궷물

궤는 제주어로 바위굴이라는 뜻으로 궤에서 물이 나온다하여 궷물이라 부른다. 제주 중산간 지역에 생수가 나오는 곳은 흔지 않다. 가뭄이 들어도 연중 맑은 물이 흘러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로 생명의 근원지 역할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맑은 물 속 수초 사이로 물방개와 송장헤엄치께가 보이고 물위로는 왕소금쟁이가 유유히 물위를 걸으며 긴 다리를 뽐내는 듯하다. 궷물 습지는 예로부터 애월읍 장전리, 소길리, 유수암리 마을민들이 목축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곳이었다. 우마의 음용수로써의 기능만이 아니라 테우리들의 목을 적셔주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곳이었다. 궷물 주변은 조선 전기 제주 지역에 세워진 10개의 국영 목장중의 하나인 5소장에 해당되는 곳으로 목축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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궷물오름에서 바라보는 녹고뫼오름

궷물 습지를 돌아 오름으로 향한다. 나지막한 오름으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으로 궷물 옆에 오름이 있어 궷물오름이라 부른다. 궷물에 오르면 녹고뫼오름과 작은녹고뫼오름이 손에 잡힐 듯 바로 눈앞이다. 녹고뫼오름을 배경으로 갓 피어난 억새 사이로 부는 산들바람이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녹고뫼오름은 애월곶자왈을 형성한 오름이다. 녹고뫼 오름에서 발원한 용암이 납읍리와 원동까지 약 9거쳐 곶자왈이 형성 되었다.

마을 주민들의 노꼬메, 노꼬오름, 큰오름, 족은오름이라 불리고 있는데 노꼬의 어원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한자명은 녹고악으로 표기되는데 사슴이 살고 있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옛 지도에는 고고산, 고산 등으로 표기(탐라순력도 1702년 이형상목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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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우리들의 삶의 흔적을 찾아 걷는 상잣질 탐방

궷물오름에서 내려와 족은녹고뫼오름으로 발길을 돌린다. 오름 주변으로 기다란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잣성이라 불리는 돌담이다. 잣성은 하잣, 중잣, 상잣으로 해발고도에 따라 나눠지는데 녹고뫼 주변은 상잣에 해당된다. 소와 말이 한라산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쌓았는데 겨울철 동사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2000년 이후 거의 방목을 하지 않아 잣성의 기능을 잃게 되면서 풀과 나무가 우거진 것을 2012년 마을 주민들에 의해 산책로로 정비되었는데 녹고뫼 상잣질로 이름이 지어졌다. 최근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상잣질을 걷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상잣성을 따라 걸으며 옛날 소와 말을 키우며 살았던 중산간 사람들의 고달픈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오늘 현장학습을 통해 제주 자연과 오름의 가치에 대해 서로 공감할 수 있었고, 자연과 더블어 척박한 삶을 살아야 했던 조상들의 숨결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8. 9. 30 신제주성당 김태수안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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