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얼굴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가

(모슬포본당 솔로몬 어르신대학 설립)

2016년 1월 3일 오늘, 모슬포 본당(주임 이원희 사도요한 신부)은 제주교구에서 7번째로 본당 내 어르신 대학인 솔로몬 대학을 설립하였다.

오늘이 있기까지 본당 사제, 수도자, 소공동체 및 강성지 임마누엘 교무부장, 현정수 마리안나, 문지선 로셀리나 어르신대학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의 가슴에 달 예쁜 꽃과, 성당 곳곳의 축하 그림, 현수막 등 인테리어 일체를 수작업으로 준비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원희 신부는 설립 미사 강론에서 "오늘 시작하는 모슬포 솔로몬 어르신대학은 교회 내에서 우리 어르신들이 살아 있음을 증거하는 일"이라면서 "어르신들의 즐겁고 재미있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나갈 테니 각자 재미있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덧붙여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는 가슴에 손수건을 달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우리 어르신들의 가슴에는 꽃 리본이 달려 있지요. 그만큼 순수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학교에 다니길" 당부하였다.

모슬포 솔로몬 어르신대학(이하 솔로몬 대학)은 본당 관내 거주하는 70대 이상의 교우들은 물론이고 비신자라도 입학이 허용이 된다. 오늘 입학한 학생수는 50명이나 되지만, 교실에 남학생 비율이 적은 만큼 여학생들이 가서 남학생들을 더 데리고 오라는 본당 신부의 말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가정사목위원회 김소피아 수녀는 인사 말에서, 모슬포에 이렇게 아름답고 성스러운 공간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만큼 솔로몬 대학도 의미가 깊다. 많은 신자들 속에서 어르신들이 나이 드는 걱정 보다는 기쁘고 재미있고 지혜롭게 웃으면서 연세 들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모슬포 본당의 교우들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순찬 알로이시오 총회장은 설립 인사말을 통해, 그 동안 신부님 수녀님이 지속적으로 어르신 사목을 위해 연구해 왔고, 타본당 사례들을 찾아 보셨는데 앞으로 대학의 성공을 위해 훌륭한 강사진을 모시는데 일조 하겠다면서 주님 보시기에 좋은 학창시절이 되기를 기원하였다.

이순정 안젤라 여성연합회장도, 어르신 대학의 성공을 위해서 힘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어르신들이 혹시 걸어오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업어서라도 오겠다. 지금까지 본당생활을 하며 어르신 사목이 활성화되길 바랬는데 이렇게 귀하게 찾아온 기회에 어르신 모두가 배움의 기쁨, 노년의 재미를 찾길 당부 드렸다.

솔로몬대학 설립을 축하하러 달려 온 서귀포성당 숨비소리 어르신대학 학장 장카타리나 자매는, 오늘 어르신들의 가슴에 단 꽃이 정말 예뻐 보인다. 이제 여러분은 근엄한 형제, 자매이기 이전에 서로 서로에게 언니 오빠의 모습으로 대해보라. 학교에 와서는 옆 친구의 좋은 모습만 바라봐 주면서 늘 건강한 모습과 미소 진 얼굴을 띠워 주라, 그리고 절대 결석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모슬포 본당은 어르신대학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로 하여금 이번 달에는 무엇을 할지 궁금해 지는 학교가 되게 하겠다고 하면서, 계절이 바뀔 적마다 꽃 나들이를 가자, 관악기 (단소, 대금, 향피리) 교실을 열고 열심히 연습해서 실력을 발휘해 보자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특히, 김마리마드렌 원장수녀는, 여기에는 신자 아닌 분도 계시다. 그렇지만 그 누구의 모습에서든 하느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하느님의 얼굴이 부모에게서 보이듯이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얼굴은 하느님의 얼굴을 가리킨다며 축복의 인사를 전했다.

오늘 설립 예식에서, 이영생 요셉 형제, 이순희 다리아 자매가 학생대표 선서자로 나선 가운데 참석 학생 모두는 한 손을 들고 "우리 솔로몬 대학 학생 일동은 그리스도의 복음정신에 따라 남은 여생을 감사하면서 뜻있는 삶을 영위하고 교회 내에서의 봉사활동과 노인사목활동에도 정진하며 학칙을 준수하고 성실한 자세로 수강할 것"을 다짐 하였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웃으며 진행된 설립 예식을 마치고, 솔로몬 대학 첫 강사로 나선 홍성여 데레사(동문본당) 자매는 웃음치료를 통해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며 어르신 모두를 신나게 이끌었다.

어르신대학 첫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상모리에 사는 허연화 스텔라 자매는 외인들도 오고, 학교에 다니니까 신앙생활도 더 재미있게 할 것 같다는 소감을 얘기하였다. 오늘 솔로몬 대학 설립을 축하하며 쌀을 보내신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의 선물에 모든 이들이 감사로 응답했다. 더불어 다음에 올 때는 또 다른 선물을 들고 오겠다는 말에 선물 보다는 자주 와달라는 말이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2016년 새해 첫 주일에 내리쏟은 따스한 햇살처럼 솔로몬 대학 설립과 개학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든 학생들의 발걸음이 생기 있게 보였다.

정리) 가정사목위원장 허찬란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