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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이모저모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제25회 자선주일 담화문
(2008년12월 14일)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한국 천주교회가 1984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기간의 세 번째 주일을 자선 주일로 제정한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우리가 받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이웃과 나누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사랑의 사회적 특성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자선 주일을 제정한지 25년이 되었지만,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고 그들을 찾아가 사랑을 나누어야 할 필요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가난한 이웃들

  지구촌 전체로 확산된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경제위기의 파장이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10년 전의 IMF 구제 금융 사태 때보다 더 혹독한 어려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 속에 금년 겨울이 더욱 차갑게 다가옵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 빈곤 계층의 삶은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추운 겨울을 맞이합니다. 최근 노숙자 수와 생계형 범죄의 수가 증가하였고,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실업률에 기업들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생활 기반이 약한 저소득층들이 심각한 상태로 내몰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해 온 이주 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그리고 새터민들도 우리 사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 시대의 가난한 이들의 모습은 진정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누구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본분

  우리 각자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이웃들에게 무관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가난한 이들입니다. 그래서 바로 이러한 때에 나누고 돕는 공동체 정신이 더욱 요청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진 바를 이웃과 나누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는 나 자신을 나누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척박한 시대에 우리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가 나의 이웃입니다.


  사랑의 성사라 일컫는 성체성사는 사랑의 사회적인 차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체를 받아 모시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주님과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빵이 하나이므로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의 빵을 나누기 때문입니다”(1코린 10,17). 그리스도와 이루는 일치는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는 모든 사람과 이루는 일치이기도 합니다. 이로써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가 됩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하느님을 만나게 해 주는 길이며, 이웃에게 눈을 감으면 하느님을 볼 수도 없습니다. 사랑은 본질상 다른 사람과 서로 나누어야 하며 사랑은 사랑을 통하여 자랍니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오고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켜 주기 때문에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동시에 사랑은 하느님이 됩니다.

  교회의 본분

  교회의 모든 활동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모든 사목적 활동의 목표 역시 사랑의 실천이고 확산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교회가 물질적 요구를 포함한 인간의 요구와 아픔에 부단하게 부응하려는 봉사이고 섬김입니다. 이렇듯 하느님의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웃 사랑은 교회의 본분이며, 교회는 이 본분에 대한 인식을 교회가 시작될 때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에는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사도 2, 44-45)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첫 회칙「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 14 참조)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사랑 실천을 촉구하셨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교회가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도 되는 일종의 복지 활동이 아니라 교회 본질의 한 부분’이며,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말씀은 이제 가톨릭 교회의 사랑 실천 활동의 근거를 제시해줍니다(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25항 참조). 심각한 경제 위기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강력한 불림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의 사랑 실천은 이 시대의 진정한 이웃을 찾아내고 그들의 모든 필요를 알아내어 그들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적인 가난에 처한 이들에게는 물질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빵 만으로’(마태 4,4) 살 수는 없기 때문에 교회의 사랑 실천은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을 물질의 결핍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깊은 고독과 두려움에까지 다가가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와 같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는 이들이며, 생명을 가진 귀한 존재임을 느끼고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마음 안에 진실한 사랑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결국 우리의 사랑 나눔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능해지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북돋아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거처를 정하시기 위해 탄생하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사랑의 길을 닦고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의 아픔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면서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 드립니다. 사랑이신 하느님 때문에 행복하십시오.



2008년 12월 14일 자선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  명  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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