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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이모저모


제41회 군인 주일 담화문
(2008년 10일 5일)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의 은혜로운 해를 보내면서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들과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전후방 각지에서 조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수고하고 있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 장병들을 기억하며 이들을 돌보고 있는 군종 사제들의 사목활동을 위해 아낌없는 기도와 후원을 보내는 군인 주일입니다. 해마다 10월 첫째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는 것이 벌써 마흔한 번째를 맞이합니다.

그동안 군사목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군인들과 또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군종 사제들과 함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금년은 우리 군이 창설된 지 60년이 되는 회갑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1948년 정부수립과 더불어 창설된 우리 군은 우리 정부의 성장과 함께 하였으며 우리 민족의 생존의 위험 속에서 늘 버팀목이 되어왔습니다.

정부수립 당시 세계 속에서 그 존재가 미미하였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0위를 자랑하는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지난 8월 베이징에서 있었던 올림픽에서는 세계 강대국들을 제치고 금메달 13개를 획득하여 세계 7위라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이 모두는 우리 민족이 얼마나 강하고 우수한 민족인가를 입증하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루는 데 함께 하며 튼튼한 보루가 되어왔던 군이 이제 회갑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60년 회갑을 맞이하기까지 군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최근 여러 해에 걸쳐 지속되었던 이념의 대립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여, 군의 위치가 많이 흔들려졌고 약해지기도 하였으며 그 결과 군의 기강이 많이 해이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60주년인 회갑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한 순간이 끝나고 새로운 순환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그러기에 이 시점은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군은 더욱 새로워져야 하고 새로운 변혁을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최근 모 방송국에서 정부수립 60주년을 맞아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집단을 묻는 여론조사를 하였는데, 여기서 우리 군대가 1위(57.7%)를 차지하였다고 합니다. 조사를 실시한 방송국에서는 “5.16쿠데타로 18년, 12.12쿠데타로 13년, 국민들에게 독재와 억압의 상징이었던 군대가 이제는 국민에게 가장 신뢰도 높은 집단이 되었다”라고 논평하였습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이자 전 세계 첫 이데올로기 전쟁인 ‘6.25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우리 군은 국난 극복의 최일선에서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하는 데 온몸을 던지고 불살랐습니다. 또한 나라가 연이어 위기의 국면에 이를 때마다, 그것이 제2의 연평해전이건 대규모 수해나 산불, 그리고 유통대란 등 각종 재난이건 여러 국가적 환란 속에서도 우리 군은 국민 곁에서 ‘국민의 군대’로서 헌신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다시금 국민의 가장 깊은 신뢰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우리 군은 또 다른 60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정예화된 선진 강군 육성”을 국방 비전으로 제시하는 가운데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의 군대를 지향하겠다고 강조하였으며, 군 안에서도 강한 군대가 되려는 변화의 바람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과 교육을 받고 있는 군인들에는 마음의 휴식과 위안이 필요합니다. 바로 여기서 군종 사제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군종 사제들이야 말로 쉼이 필요한 군인들에게 참된 휴식을 주고 따뜻한 위로와 함께 힘을 불어 넣어주는 사람들이며 이들에게 참된 마음의 휴식처는 군 성당입니다.

변화와 혁신이 군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때, 우리 군인 신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모범을 보이고 스스로 변화에 앞장을 서야하겠으며 군을 지켜보는 전국의 모든 형제․자매들은 군인들을 위하여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아시다시피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바오로 탄생 2000년을 맞이하여 바오로의 해를 선포하셨는데, 바오로해의 취지도 신자들 신앙생활의 변화와 혁신을 바오로 사도 안에서 찾아보자는 데 있습니다.

바오로는 처음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예수를 믿는 이들을 열성적으로 박해하던 사람이었습니다(갈라 1,13-14). 그러나 바오로의 삶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해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다가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로 주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는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복음을 전했던 불굴의 투사였습니다. 유다 지방의 작은 믿음의 공동체로 시작했던 그리스도교는 바오로 사도의 노력으로 로마제국 전체로 전파되었으니, 그의 회심과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야말로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변화와 혁신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확신에 찬 바오로는 “형제 여러분, 다함께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필리 3.17)라고 말합니다. 열정과 헌신이 늘 몸에 배어 살아가는 군인 신자들이야말로 바오로 사도를 열정적으로 본받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군은 ‘강한 전사’. ‘강한 군대’가 되고자 쉼 없이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을 외치고 있습니다. 오늘 밤 당장 전투가 시작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는 군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변화와 혁신’이 이렇게 강함을 위해서라면 이 강함의 추구는 군의 정체성의 추구가 아니겠습니까, 이를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고 무장하는 군이지만 국민의 무한한 지지와 신뢰가 없다면 결코 글로벌(Global) 강군 육성은 이루어 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주님의 말씀 위에 굳건해 지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그리스도의 이름을 더욱 담대하게 선포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 마음 돌리려는 끊임없는 회심과 주어진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세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믿는 이들의 정체성을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군인 주일은 보편교회 안에서 군인들과 일반 신자, 군인신자들과 교회, 군종 사제와 모든 교회가 서로서로 일치를 이루고 기도와 격려의 통교를 이루는 주일입니다. 모든 신자들은 군인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기도하고, 군인신자들은 신자로서의 삶을 다짐하고, 교회 공동체는 군복음화를 위해 애쓰는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와 물질적인 도움으로 격려를 보내는 날입니다.

그동안 여러분 모두의 따뜻한 격려와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금년 한해 전국 곳곳에서 연무대 육군 훈련소 성전 건립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도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리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언제나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기 기원합니다.

 


2008년 10월 5일
천주교 군종교구장
이 기 헌(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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