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한국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명옥주교와 많은 주교들과 신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본인의 사도 권위로 가경자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라 부르고, 법으로 정한 장소와 방식에 따라 해마다 5월 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할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8월 16일 오전 10시 8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된 시복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같이 선포하였다.
이로써 제주 출신 김기량 펠릭스베드로 순교자도 복자 반열에 올랐다.
이날 시복식은 안명옥주교의 청원, 청원인 김종수신부(로마 한인 신학원장)의 124위 순교자 약전 낭독, 교황의 시복문 선언, 안명옥주교 감사 말씀, 교황과 안명옥주교 평화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교황은 시복식 미사 강론에서 '오늘 우리는 윤지출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안에서 이뤄진 그리스도의 승리를 경축합니다. 한국 교회는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이처럼 성장하게 되었으며 선조들에게 물려 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하여 지켜나가자' 고 당부했다.
복자 김기량 펠릭스베드로(1816-1867)는 1816년 조천읍 함덕리에서 출생하여 1857년 3월 동료 4명과 함께 서귀진에서 모슬포로 무역 도중 난파되었다가 중국 광동해역에서 영국 배에 구조되어 홍콩의 파리외방전교회 극동 대표부로 인계되었다. 이곳에서 병으로 휴양중인 조선 신학생 이만돌 바울리노를 만나 교리를 배운 후 성령강림대축일인 5월 31일 루세이유 신부(1832-1900.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 부대표)에게서 펠릭스베드로란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는다.
1858년 5월 의주를 거쳐 조천 포구를 통해 제주로 돌아온 복자 김기량은 가족 중심으로 선교 활동을 하였으며 병인박해가 일어난 1866년 10월 무역하러 경상남도 통영 쪽으로 나갔다가 게섬(통영시 신양읍 풍화리)에서 체포되어 1867년 1월 통영옥에서 교수형으로 순교하였다.
복자 김기량의 순교를 기리는 현양비가 황사평 순교자묘역(1998년 9월 건립)과 함덕(2005년 4월 건립)에 세워졌고 무덤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