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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6 09:19

세상에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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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제주 여행에 대한 소감을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방명록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글을 쓴 사람의 허락도 없이 관리자가 일방적으로 삭제하였습니다.
  이런 행위를 보면서 내가 가톨릭 신자임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부디 감추거나 삭제하기보다는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발전의 기회로 삼아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가톨릭운전기사회를 이용한 이번 제주여행을 후회하면서
내용 :   † 찬미예수님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저는 천주교제주교구에 소속되어 있는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소개를 받아 지난 8월 초순에 3일간의 제주 여행을 하였던 사람입니다.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가 모든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아 운전기사님들의 인내와 희생이 성모님께 높이 봉헌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주관광의 질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 가족들이 여행기간동안 느꼈던 점을 몇 자 적어 보고자 합니다.

  저희 가족(본인 59세, 처 56세, 아들 30세)은 금년 여름을 국외 패키지여행으로 힘들게 돌아다니기 보다는 국내의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게 쉬었다 오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2박3일 간의 제주 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제주 여행 역시 패키지여행 코스보다는 우리가 가고 싶은 곳 몇 군데를 선택하여 편안히 쉬면서 가족간의 대화의 시간도 많이 갖는 쪽으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제주교구 운전기사회를 통하여 3일 동안 개인택시와 숙박을 의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1달쯤 전에 운전기사회의 소개로 3일 동안의 택시 이용과 하루에 7만원씩 하여 2일간의 숙박 예약을 하였습니다.

  여행을 시작하는 날 즐거운 마음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약속된 제주 기사님을 만났으며, 기사님의 안내를 받아 택시에 승차를 하였습니다. 택시를 탄 후 여행 일정 협의에서 저희는 “첫날에는 제주 서부지역을, 둘째날은 남부지역을, 마지막날은 동부지역을 여행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점심을 먹기 전에 ‘저지오름’을 오르고, 점심식사 후에는 한림공원(협제굴,쌍룡굴)을 둘러보고, 남는 시간에는 제주민속촌박물관 등 제주시내를 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점심은 기사님이 알아서 하라”고 하였더니 “한림공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우리는 “공원 안에 있는 식당보다는 다른 곳에서 먹자”고 하였더니 “이 동네에는 한림공원 외에 적당한 곳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중 기사님은 우리에게 “저지오름은 왜 가냐는 둥, 우리 제주 사람들은 오름을 오를 바에는 관음사, 탐라계곡과 같은 데를 간다는 둥, 오름을 갈 바에는 거문오름처럼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을 가야한다는 둥, 저지리는 옛날부터 가난한 오지 마을이라서 우리 제주사람들은 가지 않는다는 둥, 오름에 오르다보면 뱀도 나타나고 그러기 때문에 그런 복장으로는 안 된다는 둥”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주사람이 아니니까 그냥 저지오름으로 가자”고 요구하고 결국은 저지리 복지회관 근처에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계획대로 저지오름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저지오름은 오름의 정상을 오르는 길과 오름을 둘러보는 길 모두 잘 정돈되어 있었으며, 자연 그대로의 주변 경관도 너무 아름다워 우리 가족 모두는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즐거워하였습니다. 그리고 내려와서 기사님께 저지오름이 너무너무 좋다고 얘기를 하였습니다. 기사님의 반응은 시큰둥하였고, 우리는 시간이 늦어 원래 계획된 한림공원 안에 있는 식당이 아니라 길가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 한림공원에 입장하여 약 2시간 정도 둘러보고 나와서 매표소 근처에서 기사님을 만나 택시를 타고 협제해수욕장을 잠깐 둘러본 다음 숙소에 왔습니다.(원래 제주민속촌박물관을 보고자 하였으나 기사님이 "그곳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고 진짜 제주민속마을을 보고 싶으면 성읍민속마을을 가야 한다"고 하여, 제가 "저는 성읍민속마을을 여러 번 가 보았고, 돼지고기를 먹은 후 민속마을에서 오미자, 벌꿀, 말뼈 제품 등을 파는 것이 싫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제주민속촌박물관을 가는 것은 취소하였습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리고 숙소에 돌아오면서 기사님과 다음날 계획에 대해 얘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오전에 제8올레길의 일부를 둘러보고, 오후에는 날이 더우니까 돈네코에 가서 더위를 피하고 숙소로 돌아가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기사님은 “올레는 집에서 마을 초입까지의 좁은 길을 얘기하는 것이지 지금 올레길은 원래 올래가 아니라는 둥, 올레를 개발한 놈들은 올레가 뭔지도 모르는 미친 사람이라는 둥, 돈네코는 야영장이라 별로 볼께 없다는 둥” 또다시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우리 계획대로 하지고 말씀을 드렸고, “제8올레길 전체를 가는 것은 시간이 부족하니 어디에서 어디까지 가는 것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올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터넷 검색에서 알아본 자료에 의거하여 “논짓골이나 해병대길 쯤에다 우리를 내려주고, 기사님은 대포포구에 가서 계시면 우리가 중문단지 남쪽 해안을 따라 걸어서 주상절리 지역을 지나 대포포구 근처에 가서 전화를 하면 될 것이다”라고 얘기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기사님은 시큰둥하게 별로 대답도 없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우리는 안내해 준 방에 짐을 풀고 기사님은 귀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용두암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다음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주인에게 숙박비를 물어보았더니 하루에 10만원이라고 대답하였으며, 우리는 운전기사회에 예약할 때 7만원이라고 했다고 하니까 지금은 성수기이기 때문에 10만원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여행 기분을 해치지 않으려고 주인에게 알았다고 하였고, 그곳에서 이틀을 묵은 후 마지막 날 아침에 20만원을 계산해 주었습니다.

  하루 동안 여행을 하면서 저와 기사님은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미 제주도를 10번 정도 다녀간 경험이 있으며, 이번 여행을 위하여 제주지역의 관광지에 대하여 인터넷 정보검색을 많이 하여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정보를 가지고 여행 계획을 세웠으나 기사님과의 의견 차이로 인하여 계획대로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여행 안내를 담당하는 기사님들은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소개하고,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풍습에 대하여도 자세히 알기 쉽게 설명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제주 주민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제주에 대해 잘 모르는 외지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첫날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서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는데 저의 처와 아들은 내일도 오늘처럼 기사님과 의견이 맞지 않을텐데 차라리 운전기사회에 전화를 하여서 기사님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여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여, 저는 처와 아들에게 이왕이면 우리가 조금 참아가며 기분 좋게 여행을 마무리하자고 설득을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행해 출발을 하였고, 둘째 날에는 전날과는 달리 기사님이 별로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오늘의 일정에 대해 어제 이미 얘기를 하였기 때문에 별 얘기 없이 알아서 가는구나”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택시는 용머리해안을 지나 좁은 시골길을 달려 어딘가 포구에 도착하였으며, 기사님은 이곳이 제8올레길 대평포구라고 하면서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2~3시간 후에 대포포구 근처에서 전화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택시를 보냈습니다. 그때가 9시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올레길을 물어 걷기 시작하였고, 2~3시간이면 대포포구에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출발을 하였습니다.

  한여름 땡볕에 별로 지나는 사람들도 없는 올레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이 논짓골 마을이었으며, 그때의 시간이 이미 10시40분이 좀 지났습니다. 그때서야 우리가 택시에서 내린 대평포구에서 대포포구까지 2~3시간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사님은 처음부터 자기가 제주도 한경읍 토박이라고 하여 우리는 제주도의 길에 대해서는 기사님을 믿었건만 우리를 대평포구에 내려주고 2~3시간 후에 대포포구에서 만나자고 한 것이 우리를 골탕 먹이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면서 제주교구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를 통하여 여행을 계획했던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여행은 시작되었고, 이번 여행을 가족과 함께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자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논짓골에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해병대길까지 걸은 후에 중문단지에 좀 못미처 산길을 걸어 일반 도로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큰길로 나왔으나 그곳이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어 경찰순찰차를 세워 문의를 하였고, 경찰이 우리 기사님께 전화를 하여 기사님을 그곳으로 오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중간은 생략하고 오후에는 천지연폭포를 관람한 후, 기사님이 별로 볼게 없다는 돈네코를 갔습니다. 돈네코에 가니 도로 양편에 많은 차들이 주차하여 있었으며, 우리는 차에서 내려 계곡으로 걸어 내려갔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우리는 그곳에서 더위를 피해 환상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앉아 가족끼리 오순도순 예기하는 우리는 신선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을 별로 볼 것이 없다고 안내하는 운전기사가 한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괘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음날 오전에는 해녀박물관,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절물자연휴양림에 가서 휴식을 취한 후에 공항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점심식사는 지난번에 기사님의 얘기도 있고, 또 성읍민속마을이 절물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목에 있고 해서 그곳에 가서 점심이나 먹고 가자고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 기사님께서는 우리에게 사전 동의도 구하지 않고 어느 집 앞에 차를 세우고 민속마을 구경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곳에서는 우리가 예상했던대로 원치도 않는 설명을 들어야만 했으며, 정해진 코스를 한 바퀴 돌아보느라고 아까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읍민속마을을 지나 절물자연휴양림에 가서 우리 가족은 휴양림 나무 그늘 밑에서 더위를 피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으며, 돌이켜 생각하니 성읍민속마을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고 길게 느껴지는 3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에 저는 제주 관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으로는 내가 가 보고 싶은 곳을 갈 수 없어서 개인택시를 빌려 여행을 한 것이 과연 잘 한 것인가?”
  “가톨릭 신자인 관계로 일반 개인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를 통해 여행을 계획했던 것이 옳은 판단이었나?”
  “혹시 내가 운전기사님께 지나친 요구를 한 것은 아닌가?”
  “나이 60인 나에게 저렇게 불친절한 기사님이 혹시 젊은 관광객이나 신혼부부를 안내할 때에는 어떻게 할까?”
  “제주에서 만난 중국을 비롯한 많은 동남아 관광객들이 과연 제주 관광의 서비스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까”
  “우리나라의 관광 수지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과연 이러한 서비스 수준으로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바라건데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모든 회원 분들은 자신이 단순한 택시를 운전하는 한 사람의 기사가 아니라 가톨릭신자를 대표하는 성모님의 봉사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 주시기 바라며, 나아가 우리나라 관광사업의 일선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하여 운전기사사도회에서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연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친절 기사님에 대한 우수사례 발표나 불친절 사례에 대한 반성 및 대책강구 등의 기회를 갖기를 권합니다.

  다시 한번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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