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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7 17:26

구약성서 연재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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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과 에사오>

“진정한 축복”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축복은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사악, 이사악의 쌍둥이 아들들인 야곱과 에사오에게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이 축복의 우선권은 장자권을 지닌 에사오에게 있었다. 그런데 야곱이 꾀를 써서 에사오의 장자권을 가로채 대신 그 축복을 받게 되었다. 에사오에게 주어질 축복이 야곱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 축복으로 인해 펼쳐진 인생을 보면 과연 하느님의 축복이란 무엇인지, 어떤 것이 진정한 축복인지를 알 수 있다.

에사오는 축복을 잃어버린 당사자이지만, 그가 물질적으로 비참하게 살았다는 보도는 성서 어디에도 없다. 그는 풍요로운 지대에 정착해서 부유하게 살고 있었다. 야곱이 귀향길에 갖고 온 큰 선물에 애착하지 않을만큼 부유하였다. 나아가 에사오는 야곱보다 더 많은 세상을 얻었다. 400명의 무장한 장수들이 그의 발 아래 있었고, 에돔 왕국이 그의 통치하에 있었다. 그의 왕국은 아주 강해서 야곱의 후손들이 때로 그 왕국의 손아귀에 있었다(2열왕 8, 20. 22)

한편 야곱은 아버지에게서 축복을 받아냈지만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 먼저 아버지 집에서 쫓겨나야 했고,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인생의 황금시절을 무보수로 착취당하면서 일해야 했고, 귀향길에 만난 어떤 남자(하느님)와의 씨름으로 절름발이가 되어야 했으며,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길거리에다 묻어야 했다. 또 난폭하고 무분별한 자식들로 인해서 끊임없는 걱정과 근심 속에 살아야 했다. 자식들이 세겜 남자들을 대량 학살하는 바람에 주변 가나안 족속의 복수를 두려워하면서 살아야 했다. 또 장난 르우벤의 그의 첩을 건드리는 불륜을 저질렀는가 하면, 100명의 아들들이 작당해서 그가 애지중지하던 아들 요셉을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버리기도 하였다. 노년기에는 혹독한 흉년으로 인해 어린 손자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 것을 고통스럽게 지켜보아야 했으며, 끝내는 고향을 떠나 낯선 땅 이집트로 이주해야만 했다.

야곱의 삶이 이렇게 고난으로 점철된 것은, 그가 받은 축복이 그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자기 개인이 아니라 미래 후손과 모든 인류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축복하면서 여러 번에 걸쳐 이 점을 분명히 하셨다.

“네 이름은 남에게 복을 끼쳐주는 이름이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네 덕을 입을 것이다.” (창세 12, 2-3)

“세상 만민이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창세 22, 18)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축복을 상속받은 야곱은 이 축복의 올바른 수혜자가 되기 위해서 변화․성숙될 필요가 있었다. 하느님의 구원사업의 올바른 도구가 되기 위해서 일련의 시험들을 거쳐야만 했던 것이다. 마치 다른 돌덩어리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거친 다이아 모든가 깍여지고 다듬어짐으로써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듯이, 영적 유산을 관리하게 된 야곱도 숱한 시련을 통하여 다듬어져야 했다. 슬픔과 고통, 시련과 인내로 가득찬 생을 보내면서 그는 하느님의 선택받은 자, 하느님과 함께 살 줄 아는 자라는 최고의 축복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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