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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4 08:49

구약성서 연재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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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연꽃과 같은 하느님의 섭리”

성서에서는 아브라함이나 이사악이나 야곱보다 더 많은 분량을 요셉에게 할애한다(창세 37-50장). 그만큼 요셉은 특별한 인물로 부각되는데, 이유는 요셉이 겸손하고 자신의 삶 안에서 좋은 모범이 되고 본보기가 되었으며 그뿐 아니라 특별히 그리스도와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요셉은 야곱이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며 가장 사랑하는 여인 라헬의 소생이어서 가장 큰 사랑을 아버지에게서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형들이 그를 질투하여 아랍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아버렸다.

그런데 요셉의 성실함과 하느님의 보살핌 속에서 요셉은 에집트왕 파라오의 경호대장 보디발의 집사가 된다. 그러나 보디발의 아내가 유혹을 하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요셉이 죄도 없으면서 옥에 갇히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시련 속에서도 파라오의 꿈을 해몽할 수 있게 되어 결국 에집트의 제 2 인자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이후 요셉은 팔레스티나의 기근으로 인한 에집트의 식량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형제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에집트로 오는 사건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분명한 목적을 위하여 자신을 에집트로 보내셨음을 깨닫게 된다(창세 45, 7 참조). 이러한 깨달음 속에서 요셉은 형제들과 화해를 이루게 되었고 히브리인들은 요셉으로 인해 에집트에서 인정을 받아 동쪽 고센 땅을 얻어 정착을 하게 된다.

요셉의 생애를 통해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 정도를 묵상할 수가 있다.
첫째, 아브라함, 또는 야곱의 경우에 있어서는 하느님 내지는 하느님의 천사를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반면, 요셉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러한 체험은 없다. 그럼에도 불국하고 그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야곱의 하느님”을 “나의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며 끝까지 그분의 뜻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 그에게 있어서 하느님 체험은 직접적 체험이 아니다. 시련과 유혹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갈 때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섭리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즉 그의 하느님 체험은 점진적이며, 간접적인 것이다. 그러기에 “나를 보지 않고 믿는 자는 행복하다”(요한 20, 19)의 말씀을 요셉 안에서 묵상할 수가 있다.

둘째, 그가 깨닫게 된 하느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으로 이끄시는 분이라는 사실이다. 마치 진흙탕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듯이 형제간의 갈등, 배반과 거짓, 유혹과 모함, 증오와 이기심으로 점철된 자신의 생애가 결코 끝이 아니라 하느님의 이끄심에 의해 선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나에게 못할 짓을 꾸민 것은 틀림없이 형들이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도리어 그것을 좋게 꾸미시어 오늘날 이렇게 뭇백성을 살리시지 않았습니까?”(창세 50, 20)하고 고백한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섭리이다. 사도 바오로는 이를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 28)고 말했던 것이다.

인간의 악은 조화와 질서를 파괴하지만 하느님의 섭리는 그것마저도 이용하여 선을 이끌어 내신다. 우리의 눈에는 절망으로 보이는 어떤 불행일지라도 섭리 안에서는 새로운 축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인간사에서 이런 섭리를 분명하게 알아 본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요셉의 이야기에서와 같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하느님의 섭리는 아주 오랜 뒤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어쩌면 인간의 눈에는 영영 드러나지 않고 마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우리의 지혜로써가 아니라 하느님의 선하심과 전능하심에 대한 신앙으로써 이 섭리를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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