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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6 10:29

구약성서 연재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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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연재 10호 - 아홉 가지 재앙

“하느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이 완고하게 하셨다”?

출애 7-15장까지를 보면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와 그분을 전혀 알지 못하는(출애 5, 2) 파라오 간의 투쟁이 한 편의 서사시(敍事詩)로 펼쳐지면서 열 가지 재앙, 이스라엘의 이집트 탈출, 파라오의 추격과 파멸이 소개된다. 오늘은 이 중에서 7-11의 아홉가지 재앙을 살펴 보고자 한다.

아홉가지 재앙은 다음과 같다. ①물이 피로 변하는 재앙, ②개구리 재앙, ③모기 재앙, ④등에 재앙, ⑤가축병 재앙, ⑥피부병 재앙, ⑦우박 재앙, ⑧메뚜기 재앙, ⑨어둠 재앙.

그런데 성서 저자는 이러한 기적적인 재앙 사건 이야기를 통해 이 재앙들이 곧 출애굽의 해방을 창출해 내는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이 이야기에서 ‘파라오의 고집’에 관한 주제만을 반복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즉 재앙이 아홉 차례나 계속되어도 이스라엘의 출애굽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파라오의 마음만 더 완고해져 갔다는 사실만을 되풀이해서 증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재앙이야기는 파라오의 완악한 마음을 파라오의 윤리성을 규탄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오히려 파라오의 마음이 완고해 진 것은 야훼가 파라오로 하여금 고집을 부리도록 만드셨기 때문이라고 ⑥, ⑧, ⑨ 재앙 보도가 증언하고 있다.

그럼 파라오의 완고한 마음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은 야훼에게 있고, 따라서 야훼는 인간의 마음을 완악하도록 교사하는 간교한 성격을 갖고 계시다는 말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성서 본문은 분명 파라오의 완고한 마음이 야훼 하느님의 계획하시는 바를 실현하는 한 도구라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이 사실은 ‘파라오의 완고한 마음’을 말하는 도처에서 “야훼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①~⑦ 재앙 사건)라는 말이 후렴처럼 반복되는 데서도 입증된다.

결론적으로 "하느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만드셨다"는 표현은 성서저자의 어떤 의도가 깔려있을까? 당시에 파라오는 태양신의 아들로 추앙받았다. 이에 성서저자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신(神)과 같은 막강한 위치에 있던 파라오도 야훼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였음을 만방에 선포하고 있는 구절일 뿐이다. 파라오의 마음 깊은 곳까지 움직일 수 있는 하느님의 전능을, 파라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꿰뚫고 계시는 하느님의 전지하심을 강조하는 표현인 것이다.

즉 파라오의 완고함과 그로 인해 재앙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중심 의도는 이집트인들이 몰랐던 야훼가 사실은 유일한 신(神)이시요, 역사의 유일한 주인이시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려는 데 있다. 다시 말하면 신격화된 중동 최고 실력자 파라오조차도, 나아가 그의 깊은 속마음조차도 야훼의 손안에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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