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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현 수사 최후 진술서 (전문)

삼성과 같은 세계적 기업이 금권의 탐욕에 빠져 춤추는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지식인의 양심적 소리와 행동이 참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 제주법정에 ‘강정 해군기지문제의 진실’을 증언하기 위해서 섰습니다.
법으로 ‘정의’를 지키는 것이 사법부의 중요한 가치이듯,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양심에 따라
사회‘정의’를 지키는 것이 종교인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길 원합니다.
현 강정 해군기지 사업을 보면, 정의로운 절차로 국민과 주민에게 신뢰를 주어야할
국가의 임시책임자, 이명박과 고위 공직자들이 오히려 공권력이라는 무지막지한 힘으로
주민을 위협하고 분리를 조장하며,
과학과 사실에 기초한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는 등 불의를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습니다.
한 국가의 안보에 관련된 중대한 국책사업을 왜 이렇게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한 해군기지사업의 의혹과 문제점은 수도 없습니다.
이중계약서의 의혹, 시뮬레이션과정에 나타난 심각한 기초 설계오류,
사업지 선정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절차적 꼼수와 불법성,
제주도의 고대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유물과 유구가 발굴되고 있음에도 형식적인 절차로
역사문화제의 가치를 무시하고 파괴하는 무식함, 1Km 한 덩어리 너럭바위인 구럼비바위,
그 바위 습지와 해안에 기생하는 갖가지 천연보호 어종과 해상식물에 대한 적절한 평가 없이 진행하는 것
등등. 그리고 강정 해군기지의 전략적 필요성에 대한 해군 측의 설명은 모순투성이이며,
제주도가 전쟁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군사 전문가들의 우려는 무시하는 등등.
이는 ‘강정 해군기지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근본 질문이나, 해군과 삼성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우선 공사를 멈추고 해군기지 사업의 적합성과 타당성을 투명하게 점검하자고
요구했습니다. 1조에 가까운 사업공사비는 국민이 낸 세금이 아닙니까!
그리고 한 번 파괴되면 영원히 복원될 수 없는 천혜의 자원,
구럼비 바위와 그 해안의 생태계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주민과 해군이 함께 그 사업의 적합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해군과 삼성 측은 응당한 대화나 설명도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며,
구럼비 바위를 막무가내 발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우군민도지사의 일시 공사중단요청도 제주도민들의 원의도 그들의 안중에는 없는 듯합니다.
이러한 해군의 태도는 결국 제주도민과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짓이며,
이명박정부는 공안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깡그리 무너트리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우리 후손에게는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짓는 것입니다.
판사님, 혹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본적이 있는지요?
그리고 어떻게 경찰과 해경이 마을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을 제압하는지 본적이 있는지요?
해군기지 사업장에는 펜스가 두 겹으로 쳐져있고, 그 위아래에는 철조망을 둘러졌습니다.
그리고 매일 수백 명의 경찰과 해경들이 해군기지 사업장 안팎으로 둘러싸고
불침번을 서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기에 대화로 풀지 못하고 철벽을 두르는 걸까요?
반면에 경찰들은 주민들을 미래의 범법자로 다룹니다.
경찰과 주민의 대치 상황에서 경찰관에게 약간이라도 부딪치면 주민들은 폭행죄며 공무집행방해죄로 연행되기 일쑤지만, 주민이 심한 상해를 당한 때는 책임지는 경찰이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경찰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한 몇몇 경찰이 주민에게 법대로 하라고 큰소리칩니다.
지금까지 주민들의 농가피해며 경찰관 폭행 건 등등으로 법에 호소해봤지만 묵묵부답입니다.
그러나 강정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 끌려가 범법자 명단에 올라갑니다.
범죄자 없는 마을이 범죄자 마을이 돼버렸습니다.
강정 해군기지사업 때문에 말입니다.

저는 가톨릭 수도자로서 정의를 지키고 소외된 자의 편에서 함께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믿습니다.

강정에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명박 정부와 해군, 삼성은 강정 해군기지 사업에 대해서
정의롭지 못하다는 신념이 확고해집니다. 그들의 거짓과 꼼수가 계속 들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정 해군기지 반대를 위해서 5년째 싸우는 주민들의 상처를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은 너무 오랫동안 고통을 감내해왔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고통에 내가 조금이라도 동참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여기 나에게 부과된 공사방해죄는 ‘더 큰 악’을 막기 위한 나의 행위요 몸부림이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그러기에 이와 관련된 실증법 위반으로 형벌을 받는 것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의 그 형량만큼이나 공권력의 이름으로 저지른 거짓이 세상에 밝혀지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강정 해군기지사업의 진실이 세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해군기지 백지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2012년 4월 26일  한국예수회 박도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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