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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1 12:06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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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강풍,  오늘의 따스한 햇살.

우리 인생살이 같은 날씨 변화에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우연히 차 한 잔과 함께 읽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가

오늘따라 마음에 와닿아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기뻐하게 하소서

       

              -이해인 수녀-


힝상 기뻐하는 이의 마음에

더 많은 기쁨의 씨앗을 뿌려 주시는 주님,

저로 하여금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정성껏 가꾸어 꽃피우게 하시고

잘 익은 열매에서 짜 낸

향기로운 기쁨의 즙을

이웃에게도 한 잔씩 건네 주며

당신을 찬미하는 매일이 되게 하소서.


햇빛과 공기와 바람

물과 불과 흙

가족과 친지와 이웃처럼

너무 가까이 있기에 오히려 소홀하기 쉬운

제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을

더욱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마음으로사랑하는 가운데

감사의 기쁨을 새롭히게 하소서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그 제자들처럼

저도 당신을 만나 계속되는

은혜로운 삶의 기쁨을 노래하게 하소서


당신이 제게 선물로 주신

삶과 존재와 시간을

"죽고 싶다" "지겹다"

"그저 그렇다" 별것 아니다" 등의

부정적인 말로 푸념하며

몹시 지쳐 있는 순간에도, 주님

힘없고 떨리는 음성으로나마

당신을 부르는 믿음과 기도의 기쁨으로

새 힘을 얻게 하소서


슬픔과 절망과 고뇌의 불로 구워 내

빛나고 단단해진 기쁨의 보석들을

더욱 열심히 갈고 닦는

은총의 매일이 되게 하소서


정성을 다한 선행

아낌없이 자신을 쏟아부은 봉사가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하고

비난과 오해의 대상이 될 때라도 주님

이를 흔연히 받아들일 줄 알게 하시며

남에게 잊혀지는 쓸쓸함을 통해

자신에게 눈을 뜨는 겸허한 기쁨을

조금씩 맛들이게 하소서


온전한 기쁨의 원천이신 주님

저로 하여금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나무들처럼

너무 덤비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당신의 뜻을 찾아 응답하는

기쁨의 명수가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어느 날

제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당신과 함께 영원한 나라에서

영원한 기쁨을 노래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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