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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어제 90세를 일기로 선종한 패트릭 J. 맥그린치 신부는 60여년 전 '4·3'의 소용돌이와 한국전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제주에 와 목축업 기반을 다지고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하는 등 지역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모국 아일랜드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땅 제주도에 정착해 수많은 기적을 일궈냈다. 그의 업적을 두고 예수가 한 소년으로부터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받아 군중 5천명을 먹였다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에 비견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어로 유창하게 말하고 '임피제'라는 한국 이름도 있으며, 누구보다도 제주와 도민을 사랑했다. 낯선 땅 제주서 평생 일군 기적들, 특히 축산업 기반을 다지고 농업기술을 전파한 그는 '푸른 눈의 돼지신부'라는 애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1928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19544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 제주 한림본당에 부임, 제주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그가 제주에 도착한 당시 도민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선교활동을 하러 왔지만 한림에는 성당 건물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도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던 그는 양돈 산업을 떠올렸다. 당시 제주에서는 흑돼지를 변소에 키우다 보니 제대로 양돈을 하지 못하던 때였다. 그는 인천에서 새끼를 밴 요크셔 돼지 한 마리를 구입해 한림까지 가져왔다. 이 돼지는 훗날 연간 돼지 3만 마리를 생산하는 동양 최대 양돈목장의 기초이자 제주 근대 목축업의 기반이 됐다. 1961년 축산업 교육과 실습 등을 목적으로 성이시돌 목장을 세웠다.

 

그리고 다양한 사업으로 생긴 수익금으로는 병원·양로원·요양원·유치원·노인대학·청소년수련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립, 운영하며 도민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왔다. 도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선 이후에는 호스피스 사업에 집중했다. 그는 죽음을 앞둔 가난한 병자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지원부족으로 비참한 임종을 겪게 되는 것을 일종의 차별로 여겼다. 이에 마지막 사업으로 호스피스 병원을 택해 개원했다. 성이시돌 복지의원은 후원회원들의 도움과 이시돌농촌사업개발협회 지원으로 전액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해 218일 그의 업적을 기록한 평전 발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과거 한림성당을 짓던 때를 언급하며 자신이 제주에서 경험한 첫번째 기적을 회고했다. 당시 한림 앞바다에 좌초된 미국 화물선에서 성당을 짓기 위한 목재를 얻어 수 킬로미터를 옮겨야 했는데, 신자뿐 아니라 주민 수백명이 아무런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맥그린치 신부는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비롯해 적십자상, 제주도문화상 등을 받았고 1973년 제주도 명예도민증을 받았다. 2014년에는 한국에서 반세기 넘게 선교와 사회사업에 몸 바친 공을 인정받아 고국인 아일랜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주님, 전쟁으로 얼룩진 머나먼 낯선 땅의 평화를 위해 한 목숨 바치신 임피제 신부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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