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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이모저모


성산포의 12월은 따뜻하다 못해 포근했다.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성산포의 겨울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다.
그래서 성산포에서 술을 마시면 사람보다 바다가 먼저 취하는가 보다. 제주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인 성산포 버스정류장에 내려 2007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성산일출봉으로 가다보면 '성산수산식당'이란 간판이 걸린 아담한 식당이 눈에 뜨인다. 이 식당이 윤용중(베드로. 43. 성산포본당) 오병숙(안젤라. 38)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한치오징어 전문집이다.
한치오징어(mitra squid)란 살오징어목 오징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써 다리 길이가 한 치밖에 안 될 정도로 짧다고 하여 한치오징어라 불리는데 바다속 15~70m의 연안에 서식하며 길이는 18cm정도이고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여 오징어보다 맛이 좋으며 값도 두 배 이상 비싸다. 육질이 매우 부드러워 굽지 않아도 먹기가 좋은데 마른 한치는 백지장처럼 하얀 것이 특징이며 냉동한치는 그대로 썰어서 회로 먹어도 활어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 남부, 남해안, 제주도에서 잡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주도 한치를 더 알아준다.
제주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2남 3녀 집안의 장남 윤용준씨는 부모님을 모시던 작은 누나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자 대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5년 전에 고향 성산포에 정착하여 지금의 식당을 시작했다.
식당에 쓰이는 한치는 부친(윤종선 요셉,78)이 2톤짜리 어선(용준호)을 이용해서 잡아오는 싱싱한 것만 판매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믿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아 손님들이 꽤 많다고 귀뜸한다.
연세에 비해 아주 건강하시고 날씨만 좋으면 섭지코지 쪽으로 매일 바다에 나가시는 부친이 한 번 잡아오는 한치오징어는 약 15kg정도인데 한치회로 팔다가 남으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물회와 회덮밥으로 사용한다. 손님들의 기호에 맞춰 자연산 황돔, 돌돔, 전복, 어랭이, 고등어, 쥐치등을 취급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치오징어가 더 전문이다. 그렇게 소문이 났다.
윤용준 사장은 "성산포성당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성당을 방문하는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많이 찾아 오시는데 그때마다 맛있고 신선한 한치오징어를 대접하며 제주도를 자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성산포성당 기획분과장을 맡아서 그런지 식당에 손님들이 계속 찾아와 인터뷰 시간이 꽤 길어졌다.
 

글·사진 : 가톨릭신문 제주지사 이창준(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