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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강정

2014.04.24 18:04

자발적 가난 조회 수:192

하느님 창조사업의 완성은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50여일 만에 강정에 왔습니다.

오기 실은 마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왔습니다. 내가 지금 있어야 할 곳이기 때문입니다.

공사차량은 여전히 먼지를 날리며 우리의 미사를 비웃는 듯이 다닙니다.

이번 주는 부산 제 1기동대 경찰이 강정의 미사를 비웃는 듯 방해를 합니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소속과 이름표를 달았다는 것입니다.

공사차량의 출입을 위해서라면 제주도가 미국과 중국의 화약고가

되건 말건 국가 공무원인 경찰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 눈에는 우리가 불법입니다.

비무장 평화를 이야기 하는 우리에게 경찰의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이동하고 감금하고 법정에 세웁니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도대체 국가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또 하게 됩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25번째 죽음이 …….

5년 동안 오직 복직만을 바라던 노동자가

생계를 위해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만 했던 정한욱님과 그 가족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일로 또

우리 쌍용자동차 해고자 식구들이 낙심할까 걱정도 됩니다.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십시오.

 

여전히 정문을 지키는 우리 강정 지킴이들

그동안 얼굴이 더 까매지고 야위고…….

참 아픈 강정입니다.

 

424일 부활 팔일 축제내 목요일

 

주례 강론 장동준

 

찬미예수님!

우리 사회와 국민 모두가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괴로움에 빠져 있습니다.

인간들의 욕심과 이기심 어른들의 무책임과 무지함으로

끔찍하고 무서운 참사가 벌어 졌습니다.

들뜬 여행의 모습으로 집을 나섰던 그 모습 그대로

다시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피해자 가족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염원하고 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차가운 바닷물 속에 내버려 두어서 미안합니다.

엄마이기에 아빠이기에 모두가 눈물이 납니다.

우리 아들이고 딸들이기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어른이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딸을 둔

어느 아버지의 눈물은 우리 모두의 슬픔이고 눈물입니다.

여객선 침몰사고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던

부정과 부조리 거짓과 불공정에서온 인재이고 재난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다.

비탄에 빠져있는 사고자 가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위안이 되지 않겠지만 자비의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면서

그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특별히 오늘 이 미사는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해 희생당한 영혼들을 위해서

편안한 안식을 누리기를 청하면서 미사를 봉헌하고

가슴에 큰 아픔과 고통으로 오열하고 있는

모든 사고자 가족들을 위해서도 주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이 미사를 봉헌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 해야할 시기이지만 여객선 침몰사고의 슬픔으로

부활이 기쁨이 기쁨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활의 의미와 기쁨이 요즘 더 절실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어둠과 죽음을 이기시고 빛과 생명으로 다시 살아 나셨습니다.

부활의 기쁨이 가정과 강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또한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시며

당신의 평화를 주시고 계십니다.

오랫동안 함께 지내왔던 제자들에게도 평화의 인사를 하시며 나타나십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유령을 보듯이 무섭고 두려워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그 비참하고 처참한 죽음을 경험한 제자들은

좌절과 절망에 무서움과 공포 속에서 숨어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를 쫓아다니던 추종자들이었기에 그들도 붙잡혀서

설마 똑같은 죽음을 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해가며

그렇게 숨어있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그저 가운데 서시어 평화를 선물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십니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있느냐?

내 손과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라고 십자가의 상처들을

확인시켜 주시며 당신이 결코 유령이 아니라죽었다 다시 살아난

그리스도이심을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유령을 보듯이 놀라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좀 이상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놀라느냐?

그래 뭐 잘못한 거 있느냐?

나라니까? 왜 그렇게 못 믿겠어? 라고 그들에게 말씀 하시는 듯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다시금 새롭게 다가옵니다.

내 손과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보아라!

라고 하신 말씀이 이곳 강정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 같이

하시는 말씀인 듯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해군 군사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며 온몸으로 막다 뚫린 이

산천을 두고 만져 보아라! 국가정책 사업을 반대하는 무리로 낙인 찍혀가며

평화를 위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공사업무를 방해한다고 여기며

국가 공권력에 무참히 짓밟히며 뚫린 그 못 자국을 만져보아라.

차량통행을 반대하며 위험하게 훼방하는 이들이 설친다고

험한 욕설을 퍼 부으며 받은 채찍질로 뜯겨진 상처들을 보아라!

진실과 정의 평화를 지킨다는 명복으로 불법점거에

지역주민들을 선동해서 시끄럽게 만드는 무리들이 있는 곳이라고

싸잡아서 매도하며 예리한 창으로 찔린 그 상처를 만져 보라고 하십니다.

강정의 손과 발입니다.

짓밟히고 상처가 쓸리고 창에 찔린 그 상처를 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말씀 하십니다.

바로 나다. 바로 내가 강정이다. 이런 강정을 만져 보아라!”

라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려져 있는 것을 올바로 볼 수 있도록

감추어져 있는 것이 밝게 드러날 수 있도록

어둠속에 잇는 것이 밝게 드러날 수 있도록

그 어둠속에 있는 것이 빛을 얻을 수 있도록 하시고 계십니다.

그러기에 이곳 강정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강정은 버림받은 예수님이십니다.

갈기갈기 찢기고 파헤쳐진 예수님이십니다.

부서지고 으깨지고 더렵혀진 예수님이기도 합니다.

거짓과 왜곡된 현실 속에서 모두가 외면하는 예수님이시기도 합니다.

거대한 공사자재와 시멘트 더미로 갈라지고 더러움 속에 파 묻혀가는

예수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똑 같이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인 이 강정을 그렇게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처럼

우리의 강정도 그렇게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죄의 용서와 회개가 바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두에게

선포 되어야 함을 말씀하시면서 너희는 이 모든 일에

증인이라고 확언해 주시고 계십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인 이곳 강정도 많은 고난과 박해를 받겠지만

또 다른 예수님인 강정은 언제나 우리 마음과 기억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모진 바람과 파도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히 그의 자리를 지켜오며 깨어지거나 부서지지 않았던

구럼비 바위로서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와 거대 세력들의 박해와 핍박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평화의 반석으로서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갈라지지 않고 분열되지 않은 사랑으로 하나 되는 반석으로서 또한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도 또 다른 예수님의 강정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부활의 장소로서 늘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일에 증인이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라고 하시며

제자들에게 평활르 선물해 주십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그 평화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그 평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 평화가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거짓과 왜곡의 상황 안에서 그 평화를 짓밟고 무시하고

함께 하지 않으려는 세력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참으로 원하시는 평화가 무엇인지

오늘 하루 마음에 새겨보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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