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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강정

2014.02.05 08:01

자발적 가난 조회 수:378

하느님 창조 사업의 완성은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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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설 연휴 동안 공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는 멈추지 않습니다.

강정천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면 멧부리 가 있습니다.

강정천이 끝나고 구럼비 바위를 감싸는 바위와 흙이 있고

구럼비 바위와 할망물 방풍초와 맹꽁이

새뱅이(민물새우)와 붉은발 말똥게가 있는

강정 주민들의 수많은 추억과 이야기와 혼을 담은 곳.

멧부리에서 매일 매일 한밤중 까지 멧부리에서

해군기지 불법공사를 감시하는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 한사람 멧부리 에로박 우리는 그렇게 그를 부릅니다.

혹여나 올레 7코스를 걷는 올레꾼들에게

강정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마을신문과 지도를 전시 하고

카메라와 만원경을 들고 바다를 응시하며 감시하고

불법공사가 발견되면 사진과 함께 제주도청과 해양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해군과 삼성은 쉬는 날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휴식의 날은 제주 강정 해군기지가 백지화 되고

제주가 비무장 평화의 섬이 되는 그날 일 것입니다.

그 길을 묵묵히 걸어 갈 것이고 매일 매일 그 힘을 달라고 기도 합니다.

2014년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평화의 길에 함께 해주시길 기도 합니다.

2월 첫째 주는 광주교구 정의평화 위원회와

광주교구 남부지구 수녀 연합회 수녀님들께서

강정 생명평화 미사를 함께 봉헌 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4일 연중 4주간 화요일

 

주례 이영선

강론 이요한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는 죽은 소녀에게

탈리타쿰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소녀야 일어나라!’ 저 개인적으로는 이 말씀이

참으로 와 닿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많은 이들이 실망과 좌절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아마 성탄이 아니었으면 대선폐인으로 지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성탄이기 때문에 준비도 해야 하고 어르신들도 찾아뵈어야 하고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아무런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탈리타쿰이라는 이 구절이 떠오르면서 다시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러고 나서도 한동안 폐인으로 지냈습니다.

만사가 귀찮아지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런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래서 서울 대한문 미사가지는 거 여기 강정에 오자는 것도 사실

한동안 싫어서 안다녔습니다.

대한문 미사 가서 무슨 소용이 있나?

강정가서 미사 한다고 의미가 있나?

그런 자괴감이 저를 감쌌습니다.

그러다가 참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이렇게 좌절하지?

한 것도 별로 없으면서

사실 40년간 길 위에서 미사하신 신부님도 계시고

수년을 목숨 걸고 싸워오신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밀양의 어르신들 그리고 이곳 강정의 주민들

지금도 구속 되어 있는 양윤모 선생님

이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 비하면

나는 한 게 정말 없는데 내가 뭘 했다고 그렇게 실망하고 좌절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니 미안함이 앞섰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미약하지만 정말 내가 해야 할 것은 그분들에게

그래도 옆에 사람이 있다고 살아 있다고 나의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내가 해야 될 일이 아닐까 내게 주어진 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작년 우리들에게 가장 유명한 말은 아마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젊은이가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말 한마디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그 흐름을 가만히 보면서

아 정치가 정말 중요하구나 저도 다시 한 번 생각이 되었습니다.

정치가 곧 밥이고 정치가 곧 일자리이고 정치가 곧 일자리이고

정치가 곧 민생이고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정치가 곧 신앙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제가 있는 본당은 아주 작은 시골 본당입니다.

어르신들 가정을 가보면 부엌에 곡기 흔적이 없는 집들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그분들이 그나마 식사를 하는 곳이 어디냐 하면은 낮에 마을 회관에 가서

주민들이 준비해준 밥을 먹는게 어쩌면 유일한 곡기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나마 마을회관이 있는 동네는 낳은 거죠 어르신들에게는

그러지 않은 분들은 밥을 해 드시는 흔적이 없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평생을 우리가 이 만큼 살기 위해 평생을 고생하신 분들인데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라고 큰 소리 치면서

평생 고생해 오신 저 어른들을 밥 한 끼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정치가 잘못되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가 곧 일자리임을 생각해 봅니다.

젊은이들 실질 취업률이 30%밖에는 안 된다고 합니다.

젊은이들 실업률이 10%이고요 나머지 60%

공무원 시험이나 이런 준비에 전부다 학원이나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매달려 있는 겁니다.

그 친구들 잡고 이야기 해 보면 왜 그렇게 오래 공부 하냐고 물어보면

일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죠.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고

88만원 받아야 하는 아르바이트생이죠.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큰 소리 치는 회사들이

그 젊은이들을 88만원 밖에 못주고 고용해야할 상황이라면

그것은 거짓말일 겁니다. 어제도 신문에 나라에서 백 몇 십조를

대기업들에게 퍼 주는 걸로 우리나라 돌아가고 있다고

그 돈만 제대로 쓰인다고 해도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줄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정치가 곧 일자리임을 생각해 봅니다.

정치가 민생임을 생각해 봅니다.

국민소득 2만불인 이 나라에서 사람들은 살기가 너무 피폐하다고 말합니다.

제 친구들도 제가 보기에는 먹고 살만 한데 늘 쪼들립니다.

왜냐고 보니까 집값걱정에 아이들 교육비 걱정에

혹시 모를 이 불안한 시대에 보험이라도 들어야 되기 때문에

수입이 아무리 중산층이라 하더라도 늘 쪼들리게 된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국민소득이 6천불일 때 완전 무상의료 완전 무상 교육을

실시했는데 우리나라도 충분히 가능한데

곧 정치가 바로 되어 무상의료 무상교육만 실현 되도

국민들이 이렇게 불안에 떨며 살 진 않아도 될 텐데

결국 곧 정치가 민생임을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정치는 내 신앙임을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말씀 하셨는데

예수님 제자 흉내를 내며 사는 제가 과연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인가?

이웃이 아파하는 데도 강정의 구럼비가 깨어져 나가는 데도

밀양에 700KW가 넘는 엄청난 철탑이 세워지는 데도

노동자들이 해고되어 가정이 풍비 박살나고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숨마저도 내 던져야 되는 현실에도

모른척 한다면 그것은 곧 내가 사제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고 내가 신앙인임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바로 정치가 곧 내 신앙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오늘 이 미사를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또 한동안은 이곳 강정을 잊고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국 정치가 내 신앙인 것만은 잊지 않고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의 자리에서 정치를 신앙으로 생각하며

살도록 노력해볼까 다짐합니다.

강정에계신 분들 제주는 1월보다 2월이 더 춥다고 하시네요.

이 추위에 몸 상하지 않으시고 마음상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걸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