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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넷째주 강정소식

2015.10.01 11:18

자발적 가난 조회 수: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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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넷째주 강정현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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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거리미사에 꾸준히 함께 하는 수녀님과 신자들

김기량성당 교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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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돈, 남원, 서귀복자성당에서 함께 

독일예수회 신부님과 미국에서 온 신학자 



월요일과 화요일 강정현장팀과 독일에서 오신 예수회 신부님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수요일에는 김기량성당, 목요일에는 효돈, 남원, 서귀복자성당, 금요일에는 동문성당,


토요일과 일요일은 강정현장팀에서 미사를 봉헌 했습니다


추석명절 조금은 쓸쓸했던 거리 미사를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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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알리는 강정이야기


강정을 지키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일구는 일들이 있습니다. 강정이야기 발행위원회는 한 달에 한번 마을에서 있었던 소식을 모아 온-오프라인 소식지를 만들어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을신문 강정이야기에는 반대투쟁 소식 뿐 아니라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 고영진 삼촌의 연재 소설 등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강정마을의 소식을 좀 더 심층적으로 알고 싶은 분들께 강정이야기정기구독 신청을 추천 합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동료에게 가족에게 강정의 소식을 잘 알리고 싶다면 강정이야기를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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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켜쥘 가치와 내려놓아야 할 가치



                                                                                                                                        김형민신부 (효돈성당)


      찬미예수님!


배에는 바닥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배의 밑바닥에 싣는 무거운 짐(, 쇠붙이, 모래)를 말하는데.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뒤집히지 않고 균형을 잡으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이 바닥짐 덕분입니다. 세월호 사건의 주된 원인중의 하나가 이 바닥짐 역할을 하는 평형수를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 빼버린 것에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을 항해에 비유한다면 이 바닥집은 인생에 있어서 시련과 고난이라는 삶의 풍랑을 만날 때 우리가 쓰러지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우리의 중심일 것입니다.


 


슈바이처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배에 여러 가지 많은 짐을 싣고 항해를 시작합니다. 항해에 기본이 되는 것은 물론 양심, 믿음, 희망, 우정, 정의, 평화, 진실, 나눔, 사랑등 많은 짐을 싣고 항해를 시작합니다. 이것들은 항해를 의미 있게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배에 실린 많은 짐들을 배를 무겁게 하여 앞으로 나아감을 힘겹게 합니다. 풍랑이라도 만나면 침몰할까 두럽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짐을 하나씩 바다에 던져 버립니다. 양심을 버리고 희망을 포기하고 진실을 저버리고 정의에 눈감고 나눔은 나중으로 미루고... 항해를 시작할 때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떻게 하면 빨리 나아갈까만 고심하며 마구 치달아 갑니다. 짐이 없어 가벼운 배는 빨리 나아가 목적지인 항구에 빨리 닿습니다. 그러나 배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빈 배인 것입니다.”


바닥짐과 빈 배 이야기... 우리 삶에서 우리가 움켜쥐고 있는 가치들, 내려놓아야 할 가치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은 헤로데의 반응을 전합니다. 헤로데는 로마의 통치하에서 유다 팔레스티나(이스라엘) 지역을 지배했던 왕이었습니다. 아마 헤로데도 처음엔 많은 짐들을 싣고 출항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빨리 권력을 움켜쥐고, 좀 더 빨리 남들 위에 서기 위해, 좀 더 빨리 소위 말하는 성공이라는 항구에 도달하기 위해 짐들을 하나하나 버렸을 것입니다. 권력과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그렇게 무겁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하나하나 던져버리는 사이에 헤로데에게는 어느덧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던 본래의 자신은 파도처럼 산산이 흩어져 사라지고 두려움과 정치적 생존 본능만이 번뜩이며 남아 있습니다. 그의 바닥짐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중심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믿고 끝까지 붙잡고 놓치지 않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권력도, 출세도, 질긴 정치적 생명도 균형을 잡는 바닥짐이라 하기엔 무게감이 떨어졌습니다. 마치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 빼버려 무게가 떨어진 평형수와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소문이 들리자 그의 삶의 배는 요동을 칩니다. 균형을 못잡고 혼란스러워하며 내가 내 체면을 살리기 위해 마치 잔칫상의 오락거리처럼 죽여버린 세례자 요한이 되살아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시멘트가 부어지고 구조물들이 세워지고 건축자재가 쌓여가더니 건물이 들어섭니다. 건물이 늘어나더니 어느새 기자가 완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른 기지 완공을 위해 달려가려고 얼마나 많은 것들이 시멘트 속으로 버려져 묻혔을가? 얼마나 숱하게 양심이 깎여나가고, 진실이 감추어지고, 생명이 짓밟히고, 평화가 무시되었을까?


오늘 복음은 헤로데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기지 건설 현장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라고 초대합니다. 나의 삶에서 중심은 올바른지? 나의 항해는 어디쯤 와있으며 배에는 무엇이 실려 있는지? 항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선한 의지들과 소중한 가치들은 바다에 던져버리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정신을 팔고 있지는 않은지? 무겁다는 이유로 바닥짐을 내던지고 출렁이는 물결에 균형을 잃고 두려움과 혼란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라고 초대합니다.


우리의 남은 항해가 빈 배가 되지 않고 마칠 수 있기를 원한다면 바닥짐이란 버려야 할 짐이 아니라 기꺼이 껴안아야 하는 우리를 지탱하는 근간이고 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살아가야 합니다. 무게감이 엄습해올 때마다 이것이 나를 무너뜨리고 침몰시키는 억누름이 아니라 오히려 일어서게 하는 버팀목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거짓과 불의에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고, 가난하고 억눌린 이웃과 함께 하고, 평화를 위해 일하며,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배가 경유지가 아닌 하느님 나라라는 최종적인 항구에 도달했을 때 빈 배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