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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강정

2014.10.01 20:36

자발적 가난 조회 수:169

하느님 창조의 완성은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930일 화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주례 박상병

강론 김다울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교구 김 다울 클레멘스 신부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서양에서요 제가 학생 때 공부하면서 들은 이야기인데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서양 사람들이 그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문명이 발달한 이 사회에서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문명이 발달했는데 그 안에서 인간의 야만성을 발견했기 때문에

아주 큰 충격에 빠졌고 또 그것을 통해서 현대 철한 안에서

인간에 대한 관심들 그런 주제들이 활발하게 논의 된 것 같습니다.

공부하면서 그것은 남의 이야기만 같았는데요 사실 요즘은 살면서

요즘 대한민국을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는가?

여러 가지 모습들 우리 사회의 문화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나타나는 모습들이 정말 21시게라고 하고 스마트 폰도 쓰고

또 대단한 문명의 이기들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것과 비교 했을 때

너무나 야만적인 그런 시대를 살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야만적인 시대를 우리가 살면서

그래서 우리가 분노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이런 마음들이 우리 안에 있을 텐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어쩌면 이 강정이라는 이 현장이 저에게는 하나의 위로가 되는

힘을 내게 해주는 그런 장소로 자리매김 한 것 같습니다.

벌써 햇수로도 4년째이지만 제주 평화의 섬 실현 천주교 연대가

생기고 나서 또 그 이전부터 시작해서 강정을 다닌 지 햇수로는

벌써 4년째 되어 가는 데요, 물론 자주오지 못했고 많이 오지 못했고

여러번 오지는 못했지만 이곳에 4년째 다니면서 저에게는 이곳이

어떤 힘과 위로를 주는 그런 장소로 아주 상징적인 장소로 제 안에

자리매김을 한 것 같습니다.

3년 전에 제주 평화의섬 실현을위한 천주교연대가 출범했던 날을 기억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힘이 났습니다. 아 제주 강정에 이렇게 많은 신부님들이

이렇게 많은 수녀님들이 거기다 평신도까지 합하면 의례회관에서 여러 가지

출범식도 하고 구럼비에 내려가서 미사도 봉헌하고 했는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뭐 저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희망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이제 뭔가 우리가 뭐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라는 어떤 그런 희망적인 분위기도 있었고 또 뭔가 이것이

좀 더 이슈화가 되고 국가 사회적으로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고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그렇게 시작이 되었는데 3년이 지나고 지금 우리 마음 안에 어떤 것들이

남아 있는지 한 번 다시 돌아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희망적으로 또 용기를 가지고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혹시 우리 마음 안에 이제 안 되는 일인데, 우리 뭐 그냥 있는 거지 뭐!

이거 뭐 의미 있나?’ 혹시 이런 마음들 지금도 여기 와서 더 어휴 힘 빠진다.

더 이상 안되는 거 여기 와서 자꾸 이러는 것도 힘 빠지고

제주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힘 빠지고 피곤하다.’는 마음들이 혹여

마음 안에 이제는 3년 전과 달리 이런 마음들이 자리 잡지는 않았는지?

그런 생각을 이렇게 해 보았습니다.

내가 지난 3년 동안 제주도 왔다 갔다 하면서 뭐했지? 생각해 보니

제가 왔다 갔다 몇 번 하지도 않았지만 하면서 특별히

강정에 도움이 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뭐 대단한 활동을 한 것도 없구요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뭐 미사 함께 했고 같이 어울려서 밥 먹고 술 마시고 때로는

공사장 앞에서 앉아있었고 입구가 바뀌는 그런 풍경들이 조금

바뀌었을 뿐 제가 여기서 뭐를 대단히 한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어쩌면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있는 것만으로 사실은 어떤 상징이 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서의 존재의미를 새긴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

그 자리에 함께 존재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많은 분들이 광화문 광장에 가서 단시고 하시고

유가족들 위로도 하시고 기도도 하시고 이렇게 했죠.

그들이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사실은 우리는 복음을 증거 하고 있는 그런 사람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저에게 어쩌면 이 3년 이라는 시간 이 강정에 다닌 시간들은

그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 그것이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나 자신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고 또 증거 하는 것이고 적어도 어찌 되었든

내가 복음을 따라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확인하고

다시 드러내 보이는 그런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성경 구절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좋아 하는 성경 구절이기도 한데요 로마서 828절에

바오로 사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지난 3년 어쩌면 많은 신부님들이 고생하셨고 또 수녀님들 활동가들

수사님들 많은 분들이 고생 하셨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죠. 그러고 보면 우리가 한 것은 뭐했나? 보잘 것 없다.

이게 뭔가?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 말씀안에서 또 오늘 예로니모 성인 축일인데

정말 성경을 사랑하셨던 예로니모 성인처럼 우리도 성경안에서

희망을 발견 하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 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이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도 이 말씀을 믿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이 성경구절 함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이 희망으로 계속 함께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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