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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전 세계에서 교황주일을 맞이하고,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프란치스코 교종님이 전 세계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가시도록 기도하는 날을 지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착좌 후 첫 방문지로 지중해의 작은 섬 람페두사를 찾아가셨습니다. 목숨 걸고 지중해를 건너 구사일생으로 그곳에 도착한 아프리카 난민들을 찾아가 그들을 위로하시고 그들을 받아들인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그 후 교종께서는 전 세계를 향하여 끊임없이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촉구하셨습니다. 교종께서는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난민과 이주민의 행렬이 우리가 알아들어야 할 ‘이 시대의 징표’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교종께서는 지난 해 성탄 전야 미사에서도 만삭의 마리아가 남편 요셉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떠나 아기 예수를 낳을 곳을 찾아 헤맨 것을 상기하며 이민자들을 포용할 것을 호소하셨습니다. 지난 6월 20일 유엔이 선포한 세계 난민의 날에는 두 개의 트윗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 안에서, 버려진 사람 안에서, 난민 안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두려움이 우리로 하여금 궁핍한 이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인간의 존엄성은, 상대방이 시민이거나 이주민이거나 난민이라는 데 달려 있지 않습니다. 전쟁과 빈곤으로부터 달아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인간다운 행위입니다.”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과 그 자손들 모두 다른 종족 땅에 더부살이하는 이주민이었습니다. 에집트의 종살이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거듭 당부하십니다. ‘너희와 함께 머무르는 이방인을 너희 본토인 가운데 한 사람처럼 여겨야 한다. 그를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레위 19,34) 예수님도 세상에 태어나신 후 박해자들의 칼을 피해 피난길을 떠나셔야 했습니다.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에집트 땅에 머물며 난민으로 인생을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서 말미에 모든 이가 피할 수 없는 최후의 심판을 예고하시며 선언하셨습니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마태오 25,41-42)


최근 예멘 내전으로 인한 난민 5백여 명이 제주에 들어와 많은 이들이 당혹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정책 당국도 아직 뚜렷한 정책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난민들의 집단 수용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추방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우리 민족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조국을 떠나 타향에서 난민의 고난과 설움을 짊어지며 살아왔습니까? 지난 세기 초부터 일제강점기에 땅을 뺏기고 집을 뺏긴 수많은 우리 선조들이 아무 연고도 없는 만주로, 연해주로 정처 없이 떠나야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어떤 이들은 민족의 독립을 위해.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이들도 많지만, 제주에서는 일자리를 찾아서, 4·3의 재앙을 피하여 일본으로 이주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이래저래 지금 7백만 명에 달하는 우리 민족이 전 세계에 흩어져 다른 나라 사람들의 선의로 타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사는 우리 친척과 가족이 그 나라 국민에게 배척당하고 외면당해 내쫓긴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겠습니까? 이러한 우리가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하면 우리는 무슨 낯으로, 무슨 자격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구하고 복을 청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편협한 이기적 자세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만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우리 민족이 오늘의 지구촌 시대에 걸맞는 성숙한 세계시민의 품성과 자질을 갖추어야 할 때입니다.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믿음으로 산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모두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고 ‘더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습니다.’(히브리 11,13.16)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사랑과 자비가 많은 열매를 맺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 7월1일     

 제주 교구 감목 강 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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