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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신비: 하느님 사랑의 대화

 올해도 성탄이 찾아왔습니다. 먼저, 계속되는 코로나의 상황에도 여러분 모두에게 성탄이 주는 크나큰 사랑의 축복으로 인사드립니다. 우리에게 “성탄”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세상 사람들이 즐기는 것처럼 이벤트가 넘치는 휴일일 뿐인가요? 아니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특별하게 보내는 한 시즌일 뿐일까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에게 성탄이란, 『경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날 이후 하늘과 땅 사이에 경계가 무너지고, 가로막혔던 장벽은 허물어졌습니다. 하늘이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그것도 나약하기 그지없는, 포대기에 싸인 아기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 아기야말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청하시는 “사랑의 대화” 자체이신 겁니다. 그리고 그 대화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사랑의 절정을 알리고 있습니다. 

  대화는 이 시대의 요청입니다. 대화를 더 쉽게 하도록 과학기술과 통신, 교통은 발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명의 도구들은 멀리 떨어진 세계 각국을 가까운 이웃으로 만들면서도, 정작 진정한 대화를 이르도록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화는 만남입니다. 하느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만 진실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 만남을 위해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고, 오늘 이 밤도 아기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에게 은총의 선물을 베풀어 주신다고 봅니다. 

  교회는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서로 대화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우리 모두가 함께 향유하기 위해 서로 만나는 곳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서로 만나서 말할 수 있는 입과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려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회중 안에서 활동하실 뿐 아니라 우리 각자 안에서도 활동하시기 때문입니다. 올해 성탄, 주님께서도 우리 인간의 비천한 신세를 가엾이 여기시어 참된 자유와 평화의 선물을 주시러 오셨습니다. 그러면서 사랑으로 진실하게 대화하자고 하십니다. 겸손하신 예수님께서 아기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심으로 세상은 평화와 자유, 그리고 사랑의 결실을 얻었으니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구세주의 성탄은 그 옛날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나라, 그중에서도 조그마한 고을 베들레헴에서 일어났던 역사 속의 사건만은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도 각자 오시고, 우리 삶의 자리인 가정에도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공동체인 제주 사회에도 오신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상황으로 말미암아 인류에게 닥친 엄중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위기는 각종 폭력과 재난 뿐 아니라 분열과 불신 등으로 얼룩진 세상의 혼란들로 커져만 가는 실정입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여러 개발에 따른 생태 환경적 부담들이 계속 가중되고, 그리하여 여기저기에서 울부짖는 자연의 피해를 보고 울부짖음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 안에서도 세대간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의견 충돌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소통의 부재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미래의 제주를 걱정하는 일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여기에서 지금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성탄의 거룩함과 더불어 인간으로 오신 하느님의 신비는 우리들에게 이 응답의 열쇠를 제공한다고 여겨집니다. 거룩한 만남은 은총의 사건입니다. 이는 사랑의 대화가 절정에 달한 것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는 환희의 순간이며 하늘이 스스로를 낮추어 그 숭고함으로 모두를 감싸는 섭리의 놀라움인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구원의 선물이 포대기에 싸인 아기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신비는 참으로 평화롭습니다. 날카롭던 마음도 무디어 지고, 경계를 풀지 않던 완고함도 아기 예수님 앞에서는 사라지고 맙니다.

  성탄은 우리 모두에게 가르쳐 줍니다. 만남이란, 우선 경탄과 존중심을 가지고 먼저 다가가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다음으로는 침묵과 기도 안에서 성령의 이끄심을 믿고, 참된 대화의 창을 열도록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열 가지 말을 듣고, 속으로 백 번을 생각한 후, 나의 말 한 마디를 건넬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겸손되이 낮추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탄의 신비는 우리 모두에게 신뢰와 존중, 그리고 지극한 겸손만이 사랑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하면 사랑의 절정으로 나갈 수 있는지 가르쳐줍니다. 다시 한번 주님의 성탄으로 여러분의 가정에 큰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2021년  성탄절에 
         
                           천주교 제주교구 감목     문창우 비오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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