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부활의 신비 - 하느님 생명의 대화


  찬미예수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영광스런 부활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풍성히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는 전례력으로 사순시기를 보냈고 다함께 알렐루야를 노래하면서, 기꺼이 예수님을 부활하게 하신 하느님 생명의 대화에 동참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란, 믿는 사람들의 부활 신앙에서 보면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방해하는 죄의 어두운 세력에 맞서는 인간의 고군분투로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암흑의 세력에 저항하는 인간의 투쟁은 태초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리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마태 2, 13-30, 36-42) 마지막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죄의 어둠은 많은 인간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죽음이라는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힘만으로 죄의 사슬을 끊어내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오늘 주님 부활은 죽음에 대한 승리이며, 죄에 대한 승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역사를 죽음이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당신께서 손수 역사의 고삐를 쥐고 인간의 구원을 직접 섭리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죽음이 우리의 끝이 아니라 생명이신 하느님이 우리의 목표인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핏 죽음이 모든 권세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삶의 고통과 슬픔, 분노와 한탄, 절망과 나약함 등 모든 것이 하느님 생명의 능력으로 모두 선하게 됩니다. 이제 더이상 죽음이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고, 주님 부활의 빛으로 모든 것이 되살아났습니다. 참으로 사랑도 진리도 정의도 모두 하느님의 생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경 속에서 부활의 말씀들을 들여다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건네는 생명의 대화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똑같이 희망과 위로를 전해 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시신이 보이지 않아 울고 있던 마리아에게,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골방에 숨어 지내던 제자들에게 먼저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깨우치지 못했던 생명의 말씀들로 우리 마음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만드십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겪는 온갖 근심과 걱정, 두려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시고, 우리의 바람과 생각을 먼저 귀기울여 듣고 싶어 하십니다. 그리고 말씀으로 우리를 절망에서 끌어 올리시고, 생명으로 초대하십니다. 이렇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먼저 말씀을 건네심으로써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언제나 그들 가운데 살아 계신다는 것과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훗날 제자들의 굳건한 신앙은 차츰 말씀을 건네는 예수님께 자주 응답함으로써, 곧 대화를 통하여 하나씩 터득하게 된 것입니다. 특별히 올해, 우리 교구는 「말씀과 성체, 형제와의 대화의 여정」을 걸으면서 자주 주님과 소통하는 생명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한 대화들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진정한 부활의 생명으로 끊임없이 이끌어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하느님 백성」 모두가 알고 계신 것처럼, 2월 말경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2년째 수렁에 빠진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현실은 너무나 비인간적이고도 고통스러운 우리 이웃들의 엄청난 상처이자 아픔입니다. 지난 세기에나 있을법한 전쟁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이웃 안에서 버젓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공공연히 3차 세계대전을 입에 올립니다. 과거 전쟁의 비극을 온전히 깨닫지 못한 채 각종 파괴와 살상, 엄청난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정말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시간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만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상황 역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으로 우리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님 부활의 소식은 참된 생명을 향한 부활의 대화를 새롭게 선포하게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은, 누군가에게 대항하여 혹은 어떤 것에 반대하여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위해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 앞서 부활 신앙으로,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갈등과 상처들 역시 하느님 생명의 방향으로 바로잡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작게는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나만의 문제에서 가정의 문제, 제주지역의 문제, 우리나라의 문제, 이웃 나라의 문제에까지 예수님께서 초대하신 희망의 말씀에 구체적으로 응답하며 성령께 답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언제나 주님과의 대화의 삶에 진지하게 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내 안에서 살아계신 주님의 섭리가 드러나고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가 흘러넘치게 되면, 이 사랑의 힘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부활의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 
                                      
2022년 부활절에 
  
                            천주교 제주교구 감목     문 창 우 비오 주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글쓴이 조회 수
1215 [담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호소 2009.05.17 사무처 46838
1214 [기도문] 평화를 구하는 기도 2013.04.06 사무처 46143
1213 [기도문] 제주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도문 2008.01.03 사무처 45261
1212 [알림] 2014년 교구장 사목교서에 따른 실천지표 file 2013.12.04 사무처 43115
1211 [기고] FTA고찰 - 한미 FTA,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강우일주교) 2012.02.23 사무처 28906
1210 [알림] 2013년 교구장 사목교서에 따른 실천지표 2012.12.01 사무처 14576
1209 [공개서한] 대통령께드리는글 2007.05.22 사무처 11422
1208 [성명서]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단 2007.05.18 사무처 11110
1207 [보도자료]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성명서 2007.07.03 사무처 10387
1206 [교구장 담화문]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며' (해군기지 계획과 관련하여) 2007.05.07 사무처 10237
1205 [보도자료] 제주 해군기지 예산 조건부 국회통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07.12.31 사무처 9596
1204 [인사] 제주교구 사제 인사 발령 2013.01.16 사무처 9385
1203 [발표문]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며” 메시지 발표의 배경설명 2007.05.12 사무처 9364
1202 [보도자료]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08.07.16 사무처 8733
1201 [인사] 제주교구 사제 인사 발령 2012.02.10 사무처 8702
1200 [소식-사진] 삼뫼소 야외십자가의 길 2008.03.26 사무처 8481
1199 [인사] 제주교구 사제 인사 발령 2014.01.18 사무처 8384
1198 [알림] 재의수요일의 의무 2004.02.21 가톨릭제주 7965
1197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 기부금 납입증명서 발행, 다목적실 이용안내 2003.12.31 가톨릭제주 7870
1196 [서한] 2012년 부활절 교구장 사목 서한 2012.04.05 사무처 76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1 Next
/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