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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전교의 달 담화문

2006년 전교의 달 담화문

"온 가족의 복음화를 위해 힘씁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 전교의 달에는 작은 교회이며 사회의 기초인 가정을 복음화하는 데에 마음을 모아 봅시다. 가정의 복음화란 우리 가정을 예수님 말씀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질서를 이루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가정은 여러 양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선, 사회적인 면에서 오늘날 가정은 교육 기능의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현대 가정 안에 생기는 주된 원인은 부모와 자녀가 헤어져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에 있습니다. 직업이 다양화되고 세계화되면서 국내는 물론 국외에 이르기까지 근무지가 수시로 변경되어 적지 않은 수의 부모가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부모와 자녀들이 한시적일지라도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교육, 더 좋은 학교, 학원, 유학을 위하여 국내나 국외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 많이 생겼습니다. 나아가 같은 집에 살더라도 서로 활동하는 시간대가 달라지면서 서로 얼굴을 직접 못 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현대 가정 안에서 생기는 어려움의 또 다른 원인은 문화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대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문화가 발전하는 데에 수백 년 이상 걸렸기에 부모는 자신이 배운 것에다 자신의 경험을 보태서 자녀에게 유익한 것을 가르쳐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수십 년이 지나지 않아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쳐 주기는커녕 오히려 어린 자녀에게 배우며 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현대의 부모는 옛 부모들이 가정에서 했던 부모의 역할을 많이 빼앗긴 실정입니다. 

  다음으로, 가정은 신앙 실천의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05년 한국천주교회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49,267,751명이고 총신자수는 4,667,283명(9.5%)입니다. 이 중에서 26.9%만이 본당 주일미사에 참여하고 73.1%는 참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판공성사는 부활절에 22.9%, 성탄절에는 23.8%가 보고 있습니다.

  이 통계를 볼 때 이따금 성당에 나오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정이 70%를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도 가끔 성당에 나오지 않고, 아들딸도 그렇게 하도록 인정하거나 모른 체하는 풍토가 현대 가정에 배어있는 것입니다. 어느 모임에서 10명 중에 3명만 나온다면 그 모임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런 현대 가정의 신앙생활은 그것이 어떤 타당한 이유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극복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가정 복음화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있는 현대 가정을 우리는 어떻게 복음화할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을 우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사도직 활동 」11항에서 찾았을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며 … 온 가족이 교회의 전례에 참여할 때에, 그리고 나그네를 극진히 대접하며, 어려운

모든 형제의 요구에 봉사하는 정의와 다른 선업을 증진할 때에 가정은 그 사명을 다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종합적으로 잘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를 토대로 하여 다음의 것들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첫째, 서로 사랑하는 가정을 이룹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모든 교육이 어렵습니다. 또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지 않아도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서로 사랑하는 가정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온 가족이 한데 모이는 생일이나 영명축일, 명절이나 대축일 등을 '주님 안에서 대화하는 날'로 정하는 것입니다. 복음 말씀을 중심으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대화를 하게 될 때 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서로 사랑하는 가정이 될 것입니다. “주님과 사람들의 눈에 아름답고, 내 영혼이 기뻐하는 것에 세 가지가 있으니, 형제간의 화목과 이웃끼리의 우정, 그리고 부부간 금슬의 화합이 그것이다”(집회 25,1).

  둘째, 함께 기도하는 가정을 이룹시다.

  현대 가정에서 그리스도 신자인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되찾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신앙 교육입니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신앙을 위하여 교리서를 찾아보며 교리를 가르치고, 어머니는 기도와 묵상을 위한 음악을 준비하며 묵상을 함께 하는 가정,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를 위해 기도하고 부모가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가정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이렇게 가정에서 기쁨을 맛보고, 사랑을 주고받으며, 신뢰할 수 있는 가정을 이룬다면 가정의 복음화는 더욱 진척될 것입니다.

  셋째, 온 가족이 교회의 성사에 참여하는 가정을 이룹시다.

  가끔 자녀가 태어나면 유아세례를 베풀지 않고 자녀들이 커서 자기들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생명은 선택의 대상이 아닙니다. 부모가 반드시 전해주어야 하는 부모의 가장 소중한 유산입니다.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는 것은 어린 자녀들에게 하느님의 은총 없이 살라는 것인데 이 얼마나 위험한 일입니까? 이는 자녀들을 불행한 삶 속에 방치해 두는 것입니다. 왜 부모가 하느님께서 어린 자녀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총을 거부하는 것입니까? 오히려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모는 유아세례를 비롯하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 혼인성사에서 오는 은총을 온 가족이 넘치고 넘치도록 받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날 죽기 전까지 아주 열심 했던 부모라도 자녀들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부모가 장례미사도 없이 무덤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성사생활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일깨워 줍니다.

  넷째, 성경을 함께 읽는 가정을 이룹시다.

  가족이 함께 모여 성경을 읽는 것은 가족들의 가치관과 신앙관을 복음 중심으로 일치시켜 줄 뿐 아니라 가족 간 대화를 위한 훌륭한 매개 역할을 해 줍니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자주 그리고 규칙적으로 성경을 함께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족들이 성경을 가까이 하려면 가족 모두가 아는 정해진 곳에 성경을 펼쳐두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 어느 한 곳을 정하여 책받침대나 탁자에 성경을 항상 펴놓고 자주 들여다 봅시다. 눈길이 자주 머물면 마음도 저절로 그곳으로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성경읽기를 가정기도 시간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겠습니다. 가정기도를 할 때에 성경읽기 시간을 할애하여 단 5분이나 10분 동안이라도 정해진 분량을 함께 읽고 묵상을 나누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읽기를 매일 규칙적으로 하게 된다면 성경 말씀이 매일 일용할 영적 양식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녀들에게 맞는 성경을 읽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릴 때 한 번 익힌 것은 자라서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성경 인물에 관련된 비디오, 만화책, 퍼즐 등을 자녀에게 맞는 방법들을 이용하여 어릴 때부터 성경을 읽히면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큰 도움이 됩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제는 부모가 자신의 역할을 되찾아 가정을 복음화할 때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최초의 복음 선포자의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부모는 가정교육을 잘 시키고 자녀들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실천하여 가정의 복음화를 시작할 때입니다.

  아무리 한 가족이 한데 모이기가 어렵다 하여도 가정의 복음화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가정의 복음화를 이루지 못하면 가정도 세상도 파괴됩니다.

  오늘날 부모는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을 되찾아 자녀들에게 영원한 생명에 관한 말씀을 전해주고 풍요로운 인간성을 길러주도록 요청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자녀들에게 모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가 되도록 가정을 복음화합시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최 영 수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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